26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투바스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군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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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대한 군사 작전 중 비무장 상태로 보이는 팔레스타인 남성 2명을 사살했다. 가자지구 전쟁으로 촉발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공격 논란이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은 팔레스타인 TV가 공개한 영상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점령 중인 서안지구 제닌에서 군 작전 중 비무장 상태로 항복 의사를 드러낸 팔레스타인 남성 2명에게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TV 영상에서 팔레스타인 남성 2명은 제닌의 한 건물에서 이스라엘군에 둘러싸인 채 셔츠를 들어 올리고 바닥에 엎드리고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이들에게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가라고 지시한 뒤 근거리에서 총격을 가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사살된 남성은 몬타시르 압둘라(26)와 유수프 아사사(37)"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경찰은 공동 성명을 통해 "보안군이 제닌 지역에서 폭발물을 던지고 총격을 가하는 등 테러 활동을 한 용의자들을 체포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며 "남성들은 제닌 지역의 테러 네트워크 소속으로 수배 중인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보안군은 남성이 있는 건물을 둘러싼 뒤 수 시간 동안 '항복 절차'를 진행했다. 그들이 건물에서 나온 직후 사격이 이뤄졌다"며 "현장 지휘관들이 총격을 검토 중이고 관련 기관에 이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 "대원들은 기대대로 행동했다. 테러리스트는 죽어야 한다"며 이스라엘군과 경찰을 지지했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점령중인 서안지구 북부 디르 이스티야 마을 인근 하지 하마다 모스크 내부가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방화로 인해 불에 그을린 모습.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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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이스라엘군과 경찰의 공동 성명에 사살된 남성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증거나 구체적인 혐의 등 총격을 가한 구체적인 이유가 담기지 않았다고 짚었다. 제닌을 비롯해 팔레스타인 등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이번 사살을 '민간인 처형'으로 규정하고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카말 아부 알부르 제닌 주지사는 로이터와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군이 "항복한 두 청년을 처형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사살된 남성들이 무장하지 않았고 이미 항복한 상태였다며 "총격을 가한 이들은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스라엘 당국이 면밀한 조사를 진행할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부도 이스라엘군을 강력히 비판했다. 외무부는 "이스라엘군이 두 팔레스타인 청년에 대해 자행한 잔혹한 처형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의 고의적 전쟁 범죄"라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이번 사살을 "처형"이라고 규정하며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군의 '현장 처형 강화'를 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민간인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전쟁 범죄 지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이스라엘이 휴전 중에도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집단 학살(genocide)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그네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이스라엘 당국과 군이 공격 규모를 줄이고 가자지구에 제한된 양의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고 있을지라도 세계는 속아서는 안 된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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