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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가상화폐의 미래

    “스트레티지 손발 묶더니”…JP모건, 비트코인 연계상품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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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P모건, 스트래티지 견제 후 ‘1.25배 레버리지’ 상품 출시 논란
    “증거금 올리고 지수 퇴출 유도”…‘세일러 죽이기’ 의혹 확산
    블랙록 출시 IBIT ETF 연동 2년 만기 상품 신고서 제출
    IBIT 가격 상승 시 125% 수익, 하락 시 20% 버퍼 설계
    개미들 “MSTR 증거금 올린 직후 경쟁 상품 출시는 이중잣대”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비트코인 현물 ETF와 연동된 구조화 상품 출시를 공식화하면서 가상자산 커뮤니티가 들끓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비트코인 트레저리(DAT) 기업 스트래티지(MSTR)에 대한 증거금 요건 상향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배제 움직임에 JP모건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직후라, 월가가 ‘비트코인 큰손’ 죽이기에 나선 뒤 시장을 가로채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 “상승장 1.25배 수익”…JP모건, 비트코인 파생상품 12월 출시
    매일경제

    JP모건이 지난 24일 공개한 ‘시장 연동 증권’의 수익 구조 그래프. 기초자산인 블랙록 비트코인 ETF(IBIT)가 상승할 경우 125%의 참여율로 추가 수익을 제공하며, 하락 시에는 -20%까지 원금을 보전해주는 구조다. 투자자들은 이를 두고 “MSTR을 견제한 뒤 내놓은 경쟁 상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자료=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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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JP모건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IBIT)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시장 연동 증권’의 예비 가격 책정서를 제출했다.

    상품 설명서에 따르면 이 상품은 오는 12월 2일 발행돼 2027년 12월 1일 만기가 도래하는 2년물 구조화 상품이다.

    기초자산인 IBIT ETF 가격이 상승할 경우 투자자는 상승분의 125%(1.25배)에 해당하는 수익을 얻게 되며, 주가 하락 시에는 최대 20%까지 손실을 방어해주는 ‘버퍼’ 구간이 설정됐다.

    JP모건 측은 해당 상품에 대해 “비트코인 ETF의 잠재적 상승세에 레버리지로 참여하면서도 하방 경직성을 일부 보완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발행일로부터 1년 뒤인 2026년 12월부터는 조기 상환 조건도 포함돼 있다.

    ◆ “MSTR 손발 묶고 시장 진입”…격앙된 투자자들
    매일경제

    가상자산 인플루언서 ‘비트코인 테라피스트’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물. 그는 JP모건이 스트래티지(MSTR)의 증거금률을 95%로 올리고 지수 퇴출을 유도한 뒤, 비트코인 연계 상품을 출시한 일련의 과정이 시장 조작(Rigging)이라고 주장했다. [출처=엑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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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상품 출시 시점이다. 이 상품의 구체적인 조건이 공개된 시점은 공교롭게도 JP모건이 스트래티지 등 비트코인 보유 기업들에 대한 견제를 강화한 직후다.

    유명 비트코인 인플루언서인 ‘비트코인 테라피스트’ 등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MSTR 주식에 대한 증거금 유지 요건을 기존 50%에서 95%로 대폭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빚을 내 MSTR을 매수하는 것을 사실상 차단한 조치다.

    동시에 MSC는 최근 자산의 50% 이상이 가상자산으로 구성된 기업을 지수 편입 대상에서 제외하는 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JP모건이 이러한 변경안을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며 사실상 ‘스트래티지 배제’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MSCI 지수에서 배제될 경우 패시브 자금 유입이 끊겨 MSTR의 주가 부양력과 비트코인 추가 매수 여력이 급감하게 된다.

    사이먼 딕슨 등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JP모건이 마이클 세일러가 개척한 비트코인 트레저리 시장을 뺏어가려 한다”며 “경쟁자인 MSTR을 제거한 뒤 자신들의 구조화 상품을 팔아치우려는 전형적인 월가의 포식자 전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월가 vs 비트코인 순수주의자, ‘쩐의 전쟁’ 심화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제도권 금융(TradFi)이 가상자산 기반 금융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스트래티지는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집하는 전략으로 주가를 부양해왔다.

    하지만 JP모건이 유사한 구조의 파생상품을 내놓으면서, 기관 및 고액 자산가들의 자금이 MSTR 주식 대신 JP모건의 상품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한 가상자산 펀드 매니저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과거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폄하했지만, 결국 돈이 되는 시장임을 인정하고 직접 선수로 뛰기 시작했다”며 “비트코인 가격 하락 시 MSTR 등 레버리지 기업들의 강제 청산(마진콜)을 유도하고, 그 틈을 타 저가에 물량을 매집하거나 관련 상품을 팔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소셜 미디어에서는 ‘JP모건 보이콧’ 운동 조짐까지 일고 있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JP모건 계좌 폐쇄와 주식 매도를 독려하며 월가의 이중적인 행태에 반발하고 있어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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