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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건강 칼럼] 만성병은 왜 치료가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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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은빈 영동한의원 진료원장, 해답은 경청(잘 듣기)에 있다.

    이데일리

    홍은빈 영동한의원 진료원장


    [홍은빈 영동한의원 진료원장] 급성 질환은 증상이 극렬하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지만 대개 원인이 명확합니다. 감염, 염증, 외상처럼 한가지 요인이 분명한 경우가 많아, 약물이나 처치를 통해 비교적 빠르게 회복됩니다. 하지만 만성병은 완전히 다르게 움직입니다. 통증이 오래 가고, 좋아졌다. 다시 나빠지고 약을 써도 확 달라지지 않습니다. 많은 환자분이 말합니다.

    “왜 이렇게 오래갈까요?” “나은 듯하다가 자극 있으면 금방 악화되요”

    그 이유는 바로 만성병이 생기는 방식 자체가 급성병과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 급성병과 만성병의 가장 큰차이 : 원인이 아예 다르다.

    비교적 약을 쓰면 빨리 낫고 만성병은 꾸준히 나를 불편하게 하는데 약을 먹고 치료를 받아도 잘 쉽게 낫지 않는가는 원인의 차이에 있어요. 급성병은 특정 원인 맞았다거나 어디에 부딪혔다거나 특정 수치가 올라갔거나 조직 자체의 즉, 질병이 일어난 곳에 장기 병변이다. 그러나, 만성병은 조직병변만 신경쓰면 되는 것이 아니라 뇌 신경과 호르몬의 상호작용이다.

    몸에서 곳곳이 일어나는 신호체계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통증 자극에 익숙해지면 병이납니다. 그러므로 만성병은 조직의 병이기보다 즉, 신경 병변입니다.

    만성병변은 영상의학적인 자료로 봤을 때 퇴행성 변화가 느껴지지만 active 하지는 않습니다. 점차 더 예민해지고 신경이 과민해지면서 잘못된 패턴을 기억해버렸기 때문입니다.

    통증에 있어서 어떤 자극이 계속 들어오면 신경계는 그자극에 익숙해지고 변화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더 크게 아프게,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몸이 되는 현상을 ‘중추감작’이라고 부르듯이 만성통증을 넘어서 여러 만성병은 신경계가 꼬이면서 나타나게 됩니다.

    ◇ 그렇다면 치료에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너무 단순하게도 경청입니다.

    병은 누구보다도 의사가 잘 알지만 내몸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환자본인입니다.

    언제부터? 무슨일 뒤에? 어떤 상황에서 더 심해지는지? 모든 단서들이 치료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환자의 말을 정확하게 깊이 있게 듣는 것, 즉 경청하는 것이 치료의 절반입니다.

    스스로가 제일 많이 알기 때문에 병력 청취 즉 환자분의 말을 깊숙이 들어 어떤부분부터 꼬이게 되었는지 확인하는게 제일 중요합니다.

    결국은 만성병 치료는 신경 패턴을 다시 써내려가는 과정이다. 단순히, 염증을 풀고 기전을 회복하는 치료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신경계가 잘못 써낸 패턴을 되돌리는 것. 즉, 몸이 다시 ‘정상 신호’를 기억하도록 만드는 과정입니다.

    1. 환자의 병력청취를 자세히 듣고

    2. 신경계가 어떤 패턴에 무너졌는 지점을 찾아

    3. 자극해주고 스스로 원상태로 돌릴 수 있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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