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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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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적 분쟁 IP에 발목 잡힌 크래프톤… 신작 ‘서브노티카2’도 불안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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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크래프톤이 모바일 게임 '어비스 오브 던전'의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지난 25일 밝혔다./크래프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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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래프톤이 최근 신작 ‘어비스 오브 던전’을 정식 출시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두고 법적 리스크가 있는 외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게임 개발 실패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어비스 오브 던전’은 넥슨과 법적 분쟁 중인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모바일’ IP를 활용해 개발한 게임이다. 크래프톤은 북미·중남미·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어비스 오브 던전’의 소프트 론칭(soft launching·출시 전 시범 운영)을 진행했지만, 소송에 휩싸인 ‘논란 IP’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가운데 사업성도 기대에 못 미쳐 결국 정식 출시가 무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이 내년 주력 신작으로 내세운 오픈월드 서바이벌 크래프팅 게임 ‘팰월드 모바일’과 심해 생존 탐험 게임 ‘서브노티카 2’도 직간접적으로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어 출시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어비스 오브 던전’의 서비스를 내년 1월 21일 종료한다. 회사 측은 정식 출시가 무산된 이유에 대해 “기대 수준의 글로벌 서비스 품질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어비스 오브 던전’은 크래프톤 산하 블루홀 스튜디오가 개발하던 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3년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IP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게임을 ‘다크앤다커 모바일’로 개발하기 시작했고, 그해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에 주력 출품작으로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당초 크래프톤은 지난해 말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완성도 문제를 들어 한 차례 연기했다.

    문제는 ‘다크앤다커’가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간 저작권 침해 소송이 걸려있는 IP라는 점이다. 넥슨은 자사의 미공개 프로젝트 ‘P3’ 핵심 개발자들이 내부 데이터를 유출해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크앤다커를 제작했다며 2021년 저작권·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최주현 아이언메이스 대표는 피고로 지목된 넥슨 전 P3 팀장이다. 양사의 법적 공방은 4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재판부는 올해 1월 1심에서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85억원 배상명령을 내렸다.

    당시 게임 업계에서는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와의 최종 소송 결과에 따라 크래프톤의 ‘다크앤다커 모바일’ 출시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크래프톤은 올해 5월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어비스 오브 던전’으로 리브랜딩했다. 크래프톤은 “더 어둡고 깊어진 분위기와 치열해진 전투를 담은 세계관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소송 중인 IP와 거리두기를 하려는 조치라고 해석했다.

    크래프톤은 이후 ‘어비스 오브 던전’을 미국와 캐나다에 이어 인도네시아, 태국, 브라질, 멕시코 등 4개국에 추가로 소프트 론칭했다. 그러나 지난 8월 글로벌 사전 등록을 돌연 중단하면서 “소프트 론칭 결과에 따른 것으로 전반적인 서비스 전략을 재구축하고 출시 계획을 조정하게 됐다”고 했고, 이달 공식 시장 철수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논란 IP’를 둘러싼 잡음과 이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악화를 상회할 만큼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아 서비스를 접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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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25’ 현장. 크래프톤 부스에는 ‘팰월드 모바일’ 시연이 진행됐다./크래프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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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교롭게도 크래프톤이 내년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대표 신작도 소송 리스크를 안고 있다. 크래프톤이 내년 기대작으로 올해 지스타에서 전면에 내세운 ‘팰월드 모바일’의 경우 일본 게임사 포켓페어의 ‘팰월드’ IP를 기반으로 제작 중인데, 원작 팰월드가 일본에서 닌텐도 ‘포켓몬스터’ 표절 의혹으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닌텐도는 팰월드 게임 속 신비한 생명체인 ‘팰(Pal)’의 디자인과 포획 방법이 포켓몬스터와 유사하다며 지난해 표절 소송을 제기했다. 크래프톤은 원작 표절 의혹은 ‘팰월드 모바일’ 개발과 출시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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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래프톤의 미국 자회사 언노운 월즈가 개발 중인 신작 ‘서브노티카(Subnautica) 2’./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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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기대작인 ‘서브노티카 2’는 크래프톤이 게임을 개발 중인 미국 자회사 언노운 월즈 엔터테인먼트 전 경영진과 갈등을 빚으면서 출시가 이미 한 차례 미뤄졌다. 전 경영진은 크래프톤이 자신들은 부당하게 해고하고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크래프톤에 35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크래프톤은 전 경영진이 개발에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그 결과 게임의 완성도가 낮아 출시를 지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이번 소송이 그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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