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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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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굣길에, 국경 넘어…밤까지 이어지는 홍콩 화재 추모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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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 진압됐지만 줄 잇는 꽃다발과 손편지…"하늘이 도와주기를"

    연합뉴스

    화재가 일어난 홍콩 아파트 인근 육교에 놓인 꽃다발
    28일 오후 4시 47분(현지시간)께 화재가 발생했던 홍콩 북부 타이포의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 인근 육교에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놓여있다. [촬영 박수현]


    (홍콩=연합뉴스) 박수현 기자 = "신문에서 화재 소식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파서 꽃을 전하러 왔습니다."

    28일 오후 7시께. 홍콩 최악의 화재가 일어난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 인근 광 푹 공원은 추모객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이곳에서 만난 원옌(27)씨는 차량으로 40분 거리인 중국 선전에서 왔다고 했다.

    하얀 꽃다발을 든 그는 "나이 드신 분들이 탈출하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 아파트가 불에 타는 모습도 보기 힘들었다"며 울먹였다.

    공원 한편에는 추모객들이 남긴 꽃다발, 떡, 종이별 등도 보였다. 손편지들에는 '하늘이 타이포를 도와주길', '홍콩 사람들 힘내라', '많이 돕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타이포 지역 주민인 위엔모(60)씨는 꽃다발이 놓인 자리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화재 현장을 바라보던 그는 "피해자 중 친구도, 이웃도 없지만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홍콩 화재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인근 주민
    28일 오후 5시 36분(현지시간)께 화재가 발생했던 홍콩 북부 타이포의 아파트 단지 인근 공원에서 위엔모(60)씨가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 [촬영 박수현]


    웡 푹 코트에서 도보로 십여분 거리에 있는 중학교 '은주교서원' 학생들도 하굣길에 꽃다발을 들고 추모 공간이 된 공원을 찾았다.

    이 학교 2학년 쉬에양은 "우리 학교에 다니는 학생 대부분이 웡 푹 코트와 인근 아파트에 산다. 불이 났을 때는 학교에 있던 시간이라 희생자는 없지만, 집을 잃은 학우들이 있어 꽃다발을 두러 왔다"고 했다.

    함께 온 2학년 장양은 "화재 피해자들이 자기 자신을 잘 돌봤으면 좋겠다"라며 "우리 학교에 있는 또래 친구들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도울 게 있으면 돕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홍콩 화재 피해자 추모하는 인근 학교 중학생들
    28일 오후 5시 12분(현지시간)께 홍콩 북부 타이포 광 푹 공원에서 화재가 일어난 '웡 푹 코트' 인근 학교에 다니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추모의 의미로 꽃을 두고 있다. [촬영 박수현]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들은 이와 같은 화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원씨는 "엘리베이터 창문에 붙어있던 스티로폼 등이 화재를 더 크게 만들었다고 들었다"며 "안전사고인 만큼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s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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