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곤 '프로젝트 임진' 총괄 프로듀서가 게임의 콘텐츠와 게임 개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사진=조성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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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역사게임의 선구라'로 불리는 김태곤 총괄 프로듀서가 돌아왔다. 33년째 역사 게임 개발에 몰두해온 그는 '임진록'과 '거상' 등을 통해 전략 시뮬레이션, MMORPG, 모바일 게임 등 장르와 플랫폼을 가리지않고 한국 역사 게임을 만들어온, 게임 개발계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프로젝트 '임진'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태곤 프로듀서를 최근 송파 IT벤처타워에서 만났다. 대한민국 게임 역사 게임에 한 획을 그은 김태곤 프로듀서는 임진왜란의 승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패전의 역사까지 담아 새로운 역사 게임의 계보를 잇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몰입감 높은 스토리와 장수 시스템
프로젝트 '임진'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MMORPG다. 엔드림의 관계사인 레드징코게임즈에서 개발 중이다.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을 결합해 조선과 일본, 명나라 등 동북아 3국의 이야기를 다룬다. 임진왜란이라는 중요한 사건을 승전과 패전 모두 아우르는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 게임만의 독자적인 서사를 구축했다.
김태곤 프로듀서는 "프로젝트 임진은 임진왜란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세계관으로 역사적 사실을 표현하는 게임"이라며 "역사 게임이지만 실제 역사를 담는 책은 아닌 만큼 가상의 허구적인 부분까지 녹여내 임진왜란의 전체를 다루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임진 대표 이미지. / 사진=레드징코게임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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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임진에는 '장수' 시스템이 핵심이다. 이순신과 권율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조선의 명장 뿐만 아니라 일본, 명나라의 주요 인물까지 역사적 고증에 따라 중립적인 시각으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각 국가의 영웅들을 통해 임진왜란이라는 국제적인 전쟁을 부각시키며 거북선 등 다양한 군함, 화차, 화포 등 실제 무기까지 장수의 범주에 포함해 전략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는 "과거 임진록 시리즈를 개발할때만 해도 일본 장수를 멋있게 묘사하는 것은 금기시되던 시절이 있었다"며 "현재는 문화적인 성숙도와 표현력이 높아진 만큼 3국의 인물들을 중립적으로 다루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전략적 재미를 극대화한 공성전과 경제 시스템
프로젝트 임진은 공성전과 해상전을 중심으로 게임 플레이가 전개된다. 이용자들은 장수와 병기를 활용해 연맹 단위의 대규모 공성전에 참여하며, 다른 유저나 AI와의 전투를 통해 전략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동양적인 공성전의 특징을 살려 장수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한 생동감을 부여했다.
유저들의 성장을 돕는 경제 시스템도 눈에 띈다. 쌀 채집이나 낚시 등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통해 재화를 획득하고, 이를 활용해 무기 등을 제작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전투적인 재미 뿐만 아니라 유저간 거래 활동으로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이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프로젝트 임진 실제 플레이모습. / 사진=레드징코게임즈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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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프로젝트 임진의 전체 스토리도 집필하고 있다. 33년간 게임 개발에만 매진해온 그는 스토리 작가의 역할까지 병행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인터뷰하는 내내 역사 이야기를 하는 그의 눈은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빛나고 있었다.
김태곤 프로튜서는 "게임의 가장 근간이 되는 콘텐츠는 공성전이며, 이를 즐기기 위해 육성하는 시스템으로 설계했다"며 "MMORPG 장르는 오랜 시간동안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통해 계속 플레이해도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적, 공간적 무대가 어디인지, 스토리와 장수, 공성전, 경제 등 핵심 콘텐츠들이 끊임없이 연계된다"고 덧붙였다.
"역사는 재미다"...김태곤의 변하지 않은 '뚝심'
하지만 여기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왜 또 다시 역사 게임일까. 현재 출시되고 있는 다양한 게임들은 변화하는 게임 시장에 발맞춰 미래시대, 중세시대 등 다양한 배경을 띄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태곤 프로듀서는 '재미'를 꼽았다. 게임은 다양할 수록 재미있고, 그 중에서도 좋아하는 장르인 만큼 잘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는 "게임이라는 것은 다양성이 중요한데, 최근 게임 시장에서는 다양성이 많이 약화된것 같다"며 "메이저 회사들을 중심으로 게임 시장이 재편되다 보니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기 어렵고 게임이 다루는 영역이 과거에 비해 좁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태곤 '프로젝트 임진' 총괄 프로듀서(오른쪽)와 권원석 기획 팀장이 게임의 콘텐츠와 게임 개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사진=조성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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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국내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소위 말하는 '리니지 라이크'류의 게임이 급증하는 것이 사실이다. RPG 장르의 게임을 통해 양산형 게임이 생겨나고 있고, 다양성이 약해져 '돈을 벌기 위한' 게임시장 흐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현상의 반작용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생겨나는 인디게임 생태계의 인기가 높아지기도 한다.
실제로 김태곤 디렉터는 '임진'을 내놓기 위해 수년간 절치부심했다. 김 디렉터는 게임업계에 실패한 적 없는 몇 안되는 게임 개발자로 불린다. 투자업계에서도 김태곤이 만들면 홈런은 아니어도 2루타, 3루타는 기본으로 쳐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아틀란티카와 삼국지를품다로 게임대상 최우수상을 품었고, 우수개발자상도 2번이나 받았던 그다.
그런 그도 차기작을 외부에 공개하기까지 10여년이 흘렀다. 흥행 보증수표였던 그도 역사 게임이라는 장르로 시장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김태곤 디렉터는 "게임 개발을 몇년째 진행했지만, 사업성이 충분하지 않아 게임 개발이 홀딩된 사례도 있다"며 "오기로, 악으로 만들어 지금까지 왔고,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게임은 아니지만 정체성이라는 가치는 찾았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역사에 대한 애정으로 '한국형 MMORPG' 창조
하지만 게임 시장은 다시 변화하고 있다. 양산형 게임이 주를 이루던 시기를 지나 현재는 게임의 다양성이 인정받는 시대다. 게이머들도 '리니지 라이크'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플랫폼도 PC와 모바일을 넘어 콘솔로도 확장되고 있다. 소재적 다양성도 풍부해지고 있다.
특히 한국 문화 콘텐츠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시기다. 이같은 시대적 특성에 발맞춰 한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적 특징과 경쟁력이 해외 시장에서 참신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봤다. '임진'이 시장에 나올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다.
김태곤 '프로젝트 임진' 총괄 프로듀서가 게임의 콘텐츠와 게임 개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 사진=조성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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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곤 프로듀서는 "이순신이라는 하나의 IP는 따로 공부할 필요 없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상식이다"라며 "게임에 등장하는 콘텐츠는 이미 어느정도 알려져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사전 지식을 주입시키지 않아도 바로 게임을 즐기는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실존하는 역사의 세계관이 창작물보다 더 재미있는 경우가 많다"며 "역사적 사실이 갖고 있는 장점으로 접근해 전혀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게임은 80% 이상 개발이 진행됐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는 것. 이미 진행된 알파 테스트에서는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게임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김태곤 프로듀서는 "내년 서비스를 위해 현재 퍼블리싱 선정 단계에 있으며, 조만간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저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우리 스타일대로 소화하면서 내년 서비스를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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