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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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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 대항마 된 구글 TPU, 삼성이 웃는 이유는 [소부장반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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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구글의 맞춤형 인공지능(AI) 연산 가속기인 텐서처리장치(TPU)가 엔비디아의 범용 GPU 대항마로 떠오르면서 이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브로드컴에 5세대 HBM인 HBM3E를 공급하면서 비중을 늘리는 가운데, TPU 물량 확대 시 여분 수주를 파운드리사업부에서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 덕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메타 등 주요 빅테크와 자체 칩 TPU를 공급하기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구글이 공개한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3'가 오픈AI 'GPT 5.1'에 우위를 점하는 성능을 보이면서다. 구글은 제미나이3 학습에 TPU를 주력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TPU는 구글의 자체 주문형반도체(ASIC)다. 구글과 브로드컴이 함께 설계하고 TSMC가 이를 생산한다. 2017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모델 '알파고' 당시 1세대가 사용됐으며 현재 7세대까지 상용화됐다. 현 7세대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HBM3E 8단이 탑재됐으며 개선 제품에는 12단이 공급될 예정이다.

    TPU의 강점은 가격·전력 대비 높은 성능이다. 엔비디아의 호퍼나 블랙웰과 달리 특정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돼 있어 범용성이 낮은 대신 일부 워크로드 측면에서의 강점이 돋보이는 것이다. 특히 엔비디아 칩이 막대한 수요로 가격대가 높고 칩 공급이 원활치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TPU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엔비디아 중심인 AI칩 생태계가 ASIC 진영으로까지 넓어져 전체 HBM 공급이 확대될 여지가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당초 HBM3, HBM3E에 대한 엔비디아 납품을 추진해 왔으나 다소 늦은 진입으로 적기 납품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반면 HBM4에서는 마이크론의 부진, 엔비디아의 속도 마진 요구사항 상향(10Gbps) 충족 등 진입에 대한 긍정 요인이 점차 쌓여가고 있다.

    ASIC 진영에서도 상대적인 진입 가능성이 높다. 브로드컴, AMD 등 ASIC 진영으로의 납품 활로를 일찌감치 모색한 덕분이다. 특히 월 15만장으로 높은 생산능력을 확보해둔 만큼 적기 대응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관측도 있다. 현재 각사별 HBM 생산능력은 SK하이닉스가 월 16만장, 마이크론이 월 5만5000장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높은 D램 기준 생산능력을 갖춘 점도 의미 있는 요소다. TPU 수요가 확대되고 추론용 서버가 늘어날수록 HBM이 아닌 고성능 D램 중심 공급 판도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전체 D램(HBM 포함) 생산능력 중 70%가 일반 D램인 만큼, 함께 수요가 늘어날 DDR5·LPDDR5X 수혜 폭이 늘어날 수 있다.

    아울러 AI가속기·ASIC을 생산하는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기대감이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TSMC에 이은 글로벌 첨단 파운드리 2위 사업자다. 테슬라, 퀄컴, 구글 등 다양한 빅테크의 칩 생산 이력을 갖추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을 과반 이상 점유한 TSMC는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의 막대한 주문으로 추가 생산 여력이 높지 않다. 이에 따라 구글 TPU 등이 생산 후순위로 밀리거나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과거 제품 생산 이력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외를 시작으로 AI ASIC 칩 양산에 집중하는 점도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레브라스·그로크·삼바노바 등 북미 스타트업을 비롯해 국내 리벨리온·하이퍼엑셀, 일본 프리퍼드네트웍스(PFN)의 수주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테슬라의 차세대 AI칩 수주를 따내며 대형 고객사 이력도 갖춰둔 상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중심에서 ASIC 진영으로 넓혀지면 커스텀 HBM, 파운드리에서의 기회도 넓어질 것"이라며 "일찍이 ASIC 진영으로의 공략을 시작한 삼성전자도 수혜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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