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성 만난다는 사실에 흉기 살해
피해 여성, 실종 44일만에 시신 발견돼
수년간 기부하며 지역 활동한 ‘재력가’로 알려져
지난 26일 전 연인인 장기 실종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충북 진천군의 한 식당에서 긴급 체포된 50대 김모씨. 오른쪽은 실종된 여성의 SUV가 충북 충주시 목벌동의 충주호에서 인양되는 모습. 사진=JTBC 방송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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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에서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54)씨에 대해 경찰이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충북경찰청은 살인·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김씨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경찰은 신상 공개 대상 범죄자 중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 국민 알권리 보장과 재범방지·범죄예방 등 내·외부 인사들로 위원회를 꾸려 피의자 신상 공개 여부를 심의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 정확한 시점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4일 실종된 A(50대, 여성)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 그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격분해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폐기물처리업체를 운영하는 김씨는 숨진 A씨를 마대에 넣은 뒤 자신의 거래처인 음성군의 한 폐기물업체를 찾아가 폐수처리조 안에 담가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살해 흔적이 남은 A씨의 SUV는 거래처에 옮겨 놓은 뒤 천막으로 덮어 숨겼다.
그러면서 거래처 업주에는 “자녀가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빼앗았다. 잠시 맡아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거래처에서 A씨의 시신을 발견한 경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 훼손 여부나 부패 정도 등을 살피고 있다.
김씨는 이날 2차 피의자 조사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했다”는 취지로 범행을 자백했다.
김씨는 진천 일대에서 ‘재력가’로 통하던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진천에서 폐수처리시설 업체를 운영하며 2023년 지역 장학회에 300만 원, 2024년 500만 원을 기탁하는 등 최근 수년간 장학사업과 기부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에도 장학금과 고향사랑기부금을 추가로 내고 복지센터에 백미를 전달해 취약계층 지원에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공공기관과 취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사회복귀 지원 활동에도 동참했다.
지역에서는 김씨를 ‘사업은 단단하게 하고 어려운 이웃에게는 먼저 손을 내밀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김씨의 전 연인이었던 A씨는 과거 김씨의 회사에 입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김씨에 대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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