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총재, '기업 수익 높은 편·트럼프 관세 물가 영향 제한적' 평가…"적절히 판단할 것"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1일(현지시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경제단체 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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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일은)이 이달 18~1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우에다 가즈오 일은 총재가 "기업 이익이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너무 늦거나 이르지 않게" 통화정책 완급을 조절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시장은 우에다 총재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도쿄 증시는 2% 가까이 하락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1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현지 경제단체 간담회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 적절히 판단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아직까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시장 우려만큼 물가 상승을 일으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본 기업에 대한 영향은 한정적이라는 견해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년 봄 기업들의 임금 교섭 관련해 "기업 수익은 관세 영향을 고려해도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상당 수준의 임금 인상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기간 디플레이션 상태였던 일본에서 일은은 물가상승률 2% 안착을 목표로 저금리 기조를 이어왔다. 오랜 디플레이션을 끊는 동시에 급격한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서인데,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 정도를 보이자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일은은 노동자 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여력이 있는지를 확인한 뒤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에다 총재가 나고야 행사에서 "기업 입장에 관한 정보를 적극 수집 중이다"라고 한 것은 임금 인상 여력을 살피겠다는 뜻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완화적 통화정책 정책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일은이 금리 인상을 더 미룰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우에다 총재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가속 페달 밟기를 멈추는 것이지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우에다 총재는 다카이치 총리가 주장하는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저금리로 인해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품 물가가 오르고, 이로 인해 물가 상승 기대가 확산되면 다시 또 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
이날 도쿄 증시를 대표하는 닛케이225 지수는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89% 하락한 4만9303.28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도 출렁였다. 이날 새벽 달러당 156엔에 근접했던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55엔 중반까지 떨어졌다.(엔화 가치 상승)
일은은 지난 1월 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인상한 뒤 6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의 실각 등 충격을 고려한 정책이었다.
그러는 사이 일은 내부에서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마스 가즈유키 일은 정책심의위원은 지난달 22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어느 달이 될지 말할 수 없지만 거리로 말하자면 가까이에 있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사히신문은 정책금리가 0.75% 정도로 인상되면 1995년 이후 30년 만에 높은 수준에 이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금리 인상에 부정적 입장을 표시하고 우에다 총재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가 나온다. 한 현지 애널리스트는 우에다 총재가 금리 인상을 다음달로 미룬다면 엔화 가치가 달러당 160엔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지지통신에 밝혔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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