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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특검의 시작과 끝

    오세훈 기소에 與 "시장직부터 사퇴해야" 野 "정치 특검" 외치면서도 속내는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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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힘선 "특검의 노골적 정치 공작"
    나경원 등 野 잠재 후보들 셈법 복잡
    호재 만난 민주당, 吳 흔들기 가속화


    한국일보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김건희 특검이 오 시장을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로 기소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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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 특검이 1일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명태균 의혹'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자 여야의 표정은 복잡하게 엇갈렸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탈환이 필수적인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출마는커녕 시장 자격조차 없다"고 몰아세우며 사퇴를 촉구했다. 친정인 국민의힘은 오 시장을 일단 엄호했지만,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경쟁자들은 벌써부터 정치적 셈법을 따지며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이다. 당장 오 시장의 사법리스크가 가시화한 만큼 야당 내부 견제 움직임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야당 탄압'과 '선거 개입' 프레임을 앞세워 강하게 반발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야당의 유력 주자를 기소한 것은 정치적 의도를 내포한 명백한 야당 탄압이자 선거개입이란 주장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서울시정을 흔들고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노골적인 정치 공작이자, 명백한 지방선거 개입"이라며 "이번 기소는 논리적 모순과 법적 허점이 가득한, 전형적인 정치 기획 수사의 표본"이라고 규탄했다. 당 대변인들에게도 오 시장 기소 건과 관련해서는 대외적으로 강하게 대응하라는 지침이 전달됐다고 한다.

    다만 오 시장과 당내 서울시장 경선을 다툴 잠재적 경쟁자들의 속내는 복잡해졌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오 시장 외 나경원(5선·서울 동작을), 고동진(초선·서울 강남병) 의원, 조정훈(재선·서울 마포갑) 의원 등이 거론된다. 특히 당내 중진으로 야권 내 오 시장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는 나 의원의 경우 오 시장이 재판을 받고 여당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 상황을 반격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당장 나 의원이 지휘하는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경선 과정에 당심 70%, 민심 30%를 반영하기로 결정하며 나 의원에게 유리한 판짜기에 돌입한 상태다. 당 관계자는 "후보군들의 셈법이 복잡해졌지만 표면적으론 정치특검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버스와 종묘 재개발 논란으로 오세훈 때리기 총력을 기울였던 민주당은 오 시장의 사법리스크를 한껏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 시장이 기소됐다는 기사를 공유하고 "서울시장 출마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서영교 의원도 "유권자 판단을 조작하고, 선거를 왜곡하고,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웃"이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민주당 3대특검종합대응특위도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자금 부정수수는 유권자를 기만하고,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범죄"라며 "오세훈 시장은 5선 헛꿈을 꾸지 말고 시장직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오 시장을 강하게 몰아세웠다. 박창진 선임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특검의 기소 결정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의혹 수준을 넘어섰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압박에 가세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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