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웹툰 조회수 수십 배 ↑
해외 독자 유입 등 글로벌 성과
경쟁 심화에 '반짝' 효과 한계
"단순 IP 중개보다 자체 제작,
'생명력' 긴 애니메이션 확장"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웹툰과 드라마 이미지. 네이버웹툰 및 JTB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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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웹툰이나 웹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원작을 찾아보는 독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K웹툰발(發) 영화·드라마를 접하고 원작을 찾아오는 해외 독자도 늘어나면서 웹툰의 글로벌 생태계가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OTT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상 콘텐츠의 흥행 주기가 짧아지고 이 같은 지식재산권(IP) 선순환이 '반짝' 효과에 그친다는 점이 웹툰 업계의 고민거리다.
백아진·김부장 효과 '톡톡'
배우 김유정(오른쪽 두 번째)이 10월 30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 X'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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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최근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김 부장 이야기)' 드라마 공개 이후 2주 동안 원작 웹툰의 국내 조회수가 30배 늘었다. 드라마 첫 방영 후 2주 동안(10월 25일~11월 7일) 조회수와 드라마 1차 맛보기 영상 공개 전 2주 동안(9월 11~24일) 실적을 비교한 결과다. 김 부장 이야기의 원조는 2021년 출간된 송희구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이후 2023년 12월 웹툰으로 제작돼 올해 6월 연재를 마쳤는데 최근 드라마가 나오면서 역주행하는 셈이다.
네이버웹툰에서 2019, 2020년 연재된 '친애하는 X'도 최근 OTT 티빙에서 같은 이름의 드라마가 공개된 이후 조회수가 17배나 증가했다. 웹툰에는 "드라마 보고 시작했다" "드라마 결말이 궁금해 웹툰 구입했다" 등 댓글이 달렸다. 특히 북미 플랫폼 웹툰(WEBTOON)에서는 원작 조회수가 40배 급증하는 등 영상화에 따른 글로벌 홍보 효과도 적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영상 공개 이후 원작을 모르는 사람이 찾아보거나 기존 팬들이 N차 관람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웹툰 '파인'이 7월 OTT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되며 역주행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간접' 수익 한계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 시즌 2 포스터. '나 혼자만 레벨업' 엑스(구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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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영상화 작품의 인기가 원작 재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에 따른 기대 수익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게 웹툰 업계의 얘기다. 단순 IP 중개 시 영상화에 따른 직접 수익은 대부분 OTT와 작가 등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물론 간접적으로 웹툰·웹소설 유료 콘텐츠 거래액이 늘어나지만 이마저도 OTT끼리 워낙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니 수많은 영화·드라마 신작이 쏟아지면서 흥행 효과가 예전만큼 못하다고 한다.
네이버·카카오 모두 이런 한계를 이겨내기 위해 자체 제작에 적극적이다. 올해 개봉된 한국 영화 중 최대 관객을 기록한 '좀비딸'이나,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2위에 올랐던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모두 네이버웹툰 자회사인 스튜디오N이 직접 만들었다. 좀비딸은 OTT가 아닌 극장가로 직행하면서 수익의 상당 부분이 네이버웹툰에 돌아갔다고 한다. 4월 넷플릭스 공개 이후 국내 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던 드라마 '악연' 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자체 제작 시 한 지붕 내에서 웹툰 사업부와 제작 부서가 소통하며 작업할 수 있어 원작 매력을 잘 살릴 수 있다"고 했다.
웹툰 업계는 애니메이션화(化)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영화·드라마와 달리 고정 팬층만 구축하면 생명력을 길게 가져가며 IP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네이버웹툰은 일본 도에이 애니메이션과 함께 인기 웹툰 '고수'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엔터의 대표 IP인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은 2024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시즌 1, 2 모두 미국 일본 등지에서 크게 흥행하고 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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