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구도 재편 속 시리아 포용 전략…네타냐후와 통화도
시리아 남부 충돌에 불편한 기류…“가자 휴전 성과 이어가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워싱턴 DC로 이동하는 동안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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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시리아 남부 공격을 두고 “강력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유지해야 한다”며 사실상 자제 메시지를 보냈다. 시리아와의 군사 충돌이 중동 정세 안정·미국의 전략적 구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시리아가 번영하는 국가로 진화하는 데 방해가 되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남부 마을을 공격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이번 교전으로 13명 사망, 20여명 부상이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노력과 결심으로 시리아에서 만들어낸 성과에 만족하고 있다”며 “시리아 정부가 진실하고 번영하는 국가를 건설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시저법’ 제재를 180일간 유예하며 시리아 재건을 돕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알샤라 대통령은 알카에다 연계 전력이 있고 한때 이라크 미군 교도소에 수감됐던 이력으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시리아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은 1946년 건국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시리아 포용 전략은 친미 진영 강화와 이란 고립 심화라는 중동 전략과 연결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시리아 남부 점령지 철군 요구에 응하지 않고 군사 충돌을 이어가고 있어 미국의 구상과 엇박자가 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샤라 대통령이 시리아와 이스라엘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관계를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며 “이는 가자지구 휴전 성과에 이은 역사적 기회”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개된 직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오늘 저녁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하마스 무장해제·가자지구 비무장화 등 안보 의제를 재확인하고, 평화협정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새로운 백악관 회담에 초청했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사람이 백악관에서 만나는 다섯 번째 회담이 된다. 공교롭게도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자신의 부패 혐의 재판과 관련해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한 상황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째 사면을 공개 지지해왔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중동 현안에서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왔지만, 시리아와의 안보협정 체결 문제에서는 진전이 더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아랍국들을 이스라엘과 연결한 ‘아브라함 협정’에 시리아까지 포함시키려는 구상을 지속하고 있어, 이스라엘의 최근 강경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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