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5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20(2020=100)으로 전년 동월보다 2.4%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5.6% 상승했으며 쌀(18.6%), 귤(26.5%), 사과(21.0%), 고등어(13.2%)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마트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2025.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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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의 핵심 변수는 환율이었다. 국내 석유 가격을 끌어올렸다. 물가 상승률은 10월에 이어 11월도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 영향은 시차를 두고 소비재에 나타난다. 향후에도 물가 상승 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5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20(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특히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9% 뛰었다.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5.3%, 10.4%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은 전월과 비교해도 3.5% 올랐다. 이 영향으로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10월 0.18%포인트(p)에서 11월 0.23%p로 확대됐다.
국제유가는 지난해보다 11.1% 하락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석유류 가격은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월 대비 약 4.3% 상승했다. 유류세 인하폭 축소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가격이 올라 물가 상방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환율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받는 석유류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환율 상승은 석유류뿐 아니라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다. 수산물(6.8%), 농산물(5.4%), 축산물(5.3%) 등에서 오름세였다. 농산물의 물가 기여도는 10월 0.05%p에서 11월 0.21%p로 대폭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고등어(13.2%)·돼지고기(5.1%)·사과(21.0%)·귤(26.5%) 등 식탁 물가 전반으로 상승 압력이 커졌다. 생활물가지수는 2.9%, 신선식품지수는 4.1% 상승했다.
이 심의관은 "환율이 수입 소고기, 돼지고기와 수입 과일 가격 상승에도 일부 영향을 줬다"며 "중장기적으로 원재료 가격을 상승시켜 가공식품·외식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소비쿠폰이 물가 상승을 유발했다는 주장엔 선을 그었다.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10월 3.4%에서 11월 3.0%로 둔화됐다. 외식과 외식 제외 서비스 모두 물가 상승률이 완화됐다.
앞으로도 문제다.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외식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자 물가를 거쳐 소비자 물가까지 반영되는 구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입 원재료를 사용하는 내구재들은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며 "대부분의 품목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높은 환율이 물가에 미칠 영향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생활물가도 높아진 만큼 경계심을 갖고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1.0원에 출발해 1468.4원에 마감했다. 정부가 전날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연장, 해외투자 점검 등 시장 안정 조치를 내놨지만 고환율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환율이 물가 상승 압력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자 정부는 수입물가 완화 조치에 나섰다. 정부는 옥수수·생두·설탕·감자전분 등 식품 원료 할당관세 연장과 LNG(액화천연가스)·LPG(액화석유가스) 관세 인하 방안을 내놨고, 설탕 관세를 5%로 유지하며 물량도 확대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물가 관리가 '민생 안정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각오로 각별한 긴장감을 가지고 먹거리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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