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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美 금리 인하 전망·弱달러에 뜨거운 ‘귀금속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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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금·은·구리 가격 초강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겹쳐

    전세계 안전자산 수요 일제히 몰려

    금 선물 4270弗대로 6주 만에 최고

    은 연초 대비 2배 올라 사상 최고치

    구리도 수요 급증에 최고가 경신 중

    AI 관련 인프라 투자 급증 추세에

    원자재값 강세 내년에도 이어질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우려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회피하면서 안전자산 성격의 귀금속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 국제 금 시세는 약 6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은과 구리도 나란히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은과 구리는 반도체 등의 실물 산업 수요가 확대되며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일보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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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전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온스(oz)당 4274.80달러에 마감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던 지난 10월20일(4359.40달러) 이후 약 6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2일 오후 4시 기준 전장보다 0.74% 하락한 4243.30달러에 거래 중이다.

    올해 들어 금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은은 며칠째 신고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COMEX에서 은 선물 3월물은 온스당 59.142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30달러 안팎이던 연초와 비교하면 거의 2배 수준이다. 구리도 지난 1일 런던금속거래소 종가 기준 t당 1만1205.5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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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의 한 귀금속 매장에 진열된 금 상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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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귀금속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것은 최근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가 약세를 보일수록 달러가 아닌 주요 통화를 보유한 투자자는 금 가격을 상대적으로 싸게 느끼게 된다. 미국 제조업지수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시장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100선 위를 맴돌았으나 이날 99.41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험자산 회피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주요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6% 넘게 급락하며 한때 8만6000달러선이 붕괴했고, 이는 주식 시장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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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위험회피 심리를 부추겼다. 전날 우에다 가즈오 일본 중앙은행 총재의 금리인상 예고에 2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7월에도 일본은행이 금리를 깜짝 인상하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까지 퍼지자 엔 캐리 트레이드에 나섰던 자금들이 대거 청산에 나서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은과 구리는 공급난과 산업 수요가 동시에 커지며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10년간 중남미 은 광산의 생산 감소로 공급은 꾸준히 줄었고, 인공지능(AI) 서버 등 첨단 제조업에서 필수 소재로 사용되면서 산업 수요가 금융 수요와 함께 가격을 밀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지난달 초 은을 중요 광물로 추가하면서 해외 반출이 위축되고 있다. 구리도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전기차 등에서의 수요가 가격을 받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은값이 올해 들어 70% 이상 뛰었음에도 강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UBS는 내년 은 가격이 온스당 60달러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65달러 선으로 전망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값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때 상승하는 반면 은값은 유동성이 팽창할 때 올랐다”며 “은 가격은 2026년 6월까지 안정적인 상승이 가능하고, 올해 하반기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까지 포함할 경우 2027년 6월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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