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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15 (일)

    [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을숙도 판결이 남긴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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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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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법원은 천연기념물인 두루미 서식지에 대한 영리사업 신청을 행정청이 불허한 처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시설물이 설치되면 두루미 도래 수가 감소한다는 사전 조사 결과도 제시되었지만, 그 영향이 추상적 위험을 넘어 두루미에 미칠 ‘구체적인 위험’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렇다면 행정청이 구체적 조사도 없이 일부 외국 논문만을 근거로 처분을 내렸다면 그 판단은 합당할까.

    지난 1월 22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은 이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에 공원을 조성하면서 음식물 쓰레기 증가 등으로 길고양이 수가 200여 마리로 늘자, 2016년 부산시와 환경·수의사·동물보호단체는 철새 보호를 목적으로, 길고양이 관리를 위한 급식소 설치와 중성화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7년간 동물보호단체가 급식소 관리, 중성화, 입양을 병행하며 길고양이 수를 100마리 이하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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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없이 이어지던 이 사업은 2023년 일부 민원을 계기로 국가유산청이 전면 철거를 요구하며 중단됐다. 재판에서 국가유산청은 불허 처분 전 구체적인 현장 조사를 하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도, 고양이가 철새에게 위험을 초래한다는 해외 논문과 문화재위원회의 부결 결정을 근거로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 중에야 실시된 현장 조사 결과에는 급식소 개수를 줄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포함되었다. 이를 고려하더라도 급식소 전면 철거는 과도한데, 국가유산청은 조건부 허용이나 개수·위치 조정 등 덜 침해적인 선택지도 배제했다. 무엇보다 지난 8년간 을숙도 내 길고양이가 실제 철새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볼 자료도 없었다. 또한 전문가들은, 일부 외국의 연구를 도심과 연결된 을숙도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고, 급작스러운 철거는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지속적 관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철새에게 미칠 구체적 위험성이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처분을 용인하고 말았다. 그 결과 철새 보호를 위한 관리조차 불가능해졌는데, 이후 생길 부작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박주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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