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감기 약발 빠진 비트코인
성장 축은 이더리움으로
비트코인, 전통 금융과 상관성↑
온체인 금융은 이더가 장악
이더리움을 형상화한 모습.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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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내년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이 아닌 이더리움이 주도할 것이란 시장 전망이 나왔다. 디지털 금융 인프라 전반이 이더리움 기반에서 구축되는 만큼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가상자산 시장 주도 인프라는 이더리움이 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코인들이 비트코인 가격추세에 편승해 왔던 과거와 달리 내년 이더리움은 독자적·차별적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크립토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더리움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실제 금융 활동과 서비스 개발이 이더리움 표준 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예치금(TVL)의 상당 부분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쌓여 있으며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유통량 또한 이더리움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증권 자료에 따르면 스테이블 코인 유통 채널 점유율은 지난 9월 기준 53%로 과반을 넘어섰다.
또 최근 확장세가 두드러진 아비트럼·옵티미즘 등 L2(레이어2) 역시 모두 이더리움 체계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L2는 이더리움이 혼자 처리하기 버거운 속도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보조 네트워크다.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스마트컨트랙트 표준도 이더리움 생태계를 중심으로 굳어지면서 새로운 프로젝트가 만들어질 때 기본적으로 이더리움 기술을 따르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스마트컨트랙트는 정해둔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실행되는 기술로 가상자산에서 돌아가는 대출·결제·토큰 발행 같은 대부분의 서비스가 이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
반면 비트코인은 내년에도 조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장 내 일각에서는 과거처럼 반감기 이후 강한 상승 흐름이 반복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량의 95%가 이미 소진된 데다, 반감기에 따른 공급 감소 효과는 점차 약해지고 있어서다. 반감기란 비트코인이 새로 채굴될 때 지급되는 보상이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이벤트로 과거에는 공급 증가 속도를 크게 낮춰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기관 자금이 본격 유입되면서 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기관 투자자는 ETF·선물·옵션 등을 활용해 헤지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단기 급등락이 줄고, 가격 변동성 또한 기존 대비 크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장기 보유자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도 가격 흐름의 관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홍 연구원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4년 이상 보유하는 장기 지갑 비중은 37.7%로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이처럼 공급량 대부분이 잠겨 있는 구조에서는 단기 반등보다는 조정 흐름 속에서 추세가 완만하게 형성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도권 편입 가속화 역시 비트코인 가격 사이클을 변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홍 연구원은 “비트코인 제도권 편입이 빨라지면서 전통 금융 변수와의 상관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투자심리나 반감기보다 매크로 환경이 비트코인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며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은 미 증시보다는 금과 더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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