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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분실 휴대폰 지구대 맡기고 40일 뒤… 경찰이 보낸 황당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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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 주인 '점유이탈물 횡령' 고소에 경찰 출석 통보
    "무고로 맞고소…부서진 휴대전화로 합의금 노리는 듯"


    파이낸셜뉴스

    도로에서 습득한 휴대전화를 지구대에 인계한 뒤 절도범으로 고소 당했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사진=보배드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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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퇴근하던 중 길에서 깨진 스마트폰을 주워 지구대에 가져다 준 남성이 한 달 뒤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로 고소 당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소유자의 선 넘는 대응에 사실관계가 명확함에도 확인 없이 출석 요구서부터 보낸 경찰의 생각 없는 부실 수사가 만든 웃지 못할 해프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뉴스1은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좋은 일 한번 해보려다 경찰 조사까지 가게 생겼다"는 사연자의 글을 전했다.

    글을 올린 A씨는 "퇴근하던 중 경기도 광주시 회덕동의 한 24시 마트 앞 차도에서 액정이 심하게 파손된 휴대전화 한 대를 발견했다"고 적었다.

    휴대전화는 지나가는 차량에 여러 번 밟힌 듯 훼손이 컸고 안에는 카드와 사진 등이 들어 있었다.

    A씨는 "습득 직후부터 혹시 오해받을까 싶어 바로 핸드폰 상태를 사진으로 남겼다. 불법 영득 의사가 없다는 걸 기록으로 남기려고 당근마켓에도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당근에 '분실 핸드폰 주인을 찾고 있습니다. 도로에서 발견된 거라 차에 많이 밟혀 액정 파손 심한 상태고 내일 퇴근길에 송정파출소로 인계 예정이며 기종은 모릅니다'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을 첨부했다.

    다만 습득하자마자 지구대를 찾지는 못했다. A씨 집과 지구대 사이 거리가 3~4㎞ 정도 떨어져 있어 다음날 퇴근길에 인계하기로 했다. 이때부터 상황이 꼬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러 시간을 들여 찾아간 지구대는 이틀 전 다른 곳으로 이전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짜증이 확 났지만 버리기도 찝찝해서, 결국 다음날 또 퇴근길에 들러 억지로 인계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40여일 뒤, A씨는 경찰로부터 예상치 못한 연락을 받았다. 광주경찰서로부터 '점유이탈물 횡령 사건 고소가 접수됐다'며 출석을 요구하는 문자였다.

    그는 "처음엔 장난 문자인 줄 알았다. 설명까지 해가며 좋게 처리해 줬는데 뒤늦게 나를 고소했다는 사실에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록을 다 남겨 놔서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본다. 상대방 신상도 모르니 방어 차원에서 무고로 맞고소할 생각"이라며 "휴대전화가 부서진 걸 빌미로 합의금을 노리는 것 아닌가 싶다"고 의혹도 제기했다.

    현재 A씨는 경찰과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며 이후 진행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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