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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ADHD 진단율 높아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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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심 늘고 진단 기준 완화된 영향

    실제 환자 비율은 크게 변하지 않아

    조선일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는 경우가 전 세계 각국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ADHD에 사람들의 대한 인식이 넓어지면서 진단 비율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분석했다./adhde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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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어린이의 11%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 비율이다. 영국도 최근 20년 사이 ADHD 신규 진단율이 남학생은 2배, 여학생은 4배로 늘었다.

    이처럼 ADHD 진단을 받는 경우가 세계 각국에서 빠르게 늘자,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과학자 인터뷰, 연구 논문 등을 토대로 원인을 분석한 기사를 최근 보도했다.

    네이처는 예전보다 ADHD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확산되면서 ‘혹시 이 증상이 ADHD일까’ 의심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그만큼 병원을 찾는 사례가 급증해 진단율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오하이오 레인보우 어린이병원의 소아신경과 전문의는 최근 ADHD 진단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실제로 ADHD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인식과 진단 기준이 달라져서”라고 했다. ADHD 진단이 과도하게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티븐 힌쇼 미국 UC 버클리 교수는 “15~20분 온라인 진료를 통해 ADHD라고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면서 “부실한 진단, 과잉 진단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네이처는 ‘증상 발현 기준 나이’가 기존 7세에서 12세로 완화되고, 성인 진단 기준도 일부 조정돼 진단 대상이 넓어진 것도 ADHD 진단율 급증의 원인으로 짚었다.

    전문가들은 ADHD 진단율은 늘었지만, 실제 ADHD 환자 비율(유병률)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예컨대 최근 나온 한 글로벌 연구에 따르면, 세계 ADHD의 아동 유병률은 5.4%, 성인 유병률은 2.6% 정도로 10~2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조선일보

    이른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는 경우가 전 세계 각국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ADHD에 사람들의 대한 인식이 넓어지면서 진단 비율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분석했다./adhde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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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처는 최근 과학자들이 ADHD를 보다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바이오마커’를 찾으려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ADHD 진단은 면담이나 설문, 관찰에 의존해왔는데, 의사마다 진단 기준 해석이 조금씩 다를 수 있고, 설문에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혈액 검사, 뇌 영상 촬영, 뇌파 신호 추적 같은 객관적 지표를 찾아 나서고 있다. 네이처는 “바이오마커를 통한 진단이 활성화되면 앞으로 더 정확하게 ADHD를 진단하고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약물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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