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부터 전국 대부분 눈-비
서울 내부순환로 등 곳곳 도로통제
차량 미끄러지고 6대 연쇄 추돌도
“자가용 이용 자제, 대중교통 이용을”
첫눈에 수도권 ‘퇴근길 대란’ 4일 저녁 폭설로 서울 내부순환로 성산 방향 도로가 통제된 가운데 서대문구 홍은동 유진상가 앞 성수 방향 차로가 꽉 막혀 있다. 이날 오후 6시 전후로 서울과 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에 대설특보가 발효되면서 차들은 비상등을 켠 채 거북이 운행했다. 서울시교통정보시스템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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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에 기습적인 폭설이 쏟아진 4일 저녁 퇴근길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교통 지옥’으로 변했다. 짧은 시간에 시간당 1∼3cm의 강한 눈이 내리며 도로는 순식간에 빙판길이 됐고, 주요 간선도로가 통제되거나 차량이 뒤엉키며 도심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서울과 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에 대설특보가 발효됐다. 특히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 전후로 눈발이 굵어지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시야가 가려질 만큼 쏟아진 눈과 미끄러운 노면 탓에 차들은 비상등을 켠 채 거북이 운행을 이어갔고, 언덕길을 오르지 못한 차량들이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서며 아수라장이 빚어졌다.
4일 서울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광진구 강변북로 청담대교 북단에서 차들이 눈길에 미끄러져 뒤엉켜 있다. 이날 주요 도로가 통제되고 곳곳에서 교통사고가 나며 퇴근길 도로는 ‘교통 지옥’으로 변했다. 서울시교통정보시스템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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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7시 15분경 서울 금천구 시흥동 호암1터널(신림 방향) 안에서 차량 6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구로구 작동터널 인근에서는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반 바퀴를 회전해 멈춰 서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경기 포천과 부천 등의 언덕길에서는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수십 대가 오도 가도 못한 채 고립되는 사태가 속출했다.
이날 폭설로 내부순환로와 강변북로, 북부간선도로가 통제됐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6시 59분부터 내부순환로 성산 방향 정릉 램프를 시작으로 통제를 시작했다. 7시 20분경에는 북부간선도로를, 7시 42분에는 강변북로 청담대교∼잠실대교 구간을 통제했다. 오후 9시 30분 현재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된 시내 주요 도로는 16곳이다.
시민들은 ‘귀가 전쟁’을 치러야 했다. 자영업자 이모 씨(40)는 “동작구 총신대입구 인근에서 2.9km를 이동하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려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귀가했다”고 했다. 한 회사원은 “평소 40분이면 갈 거리를 오늘은 하염없이 갇혀 있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도로가 빙판으로 변해 바퀴가 헛도는 차들을 수없이 목격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배달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오토바이가 눈길에 미끄러져 쓰러지는 사고가 속출하자 운행을 중단하거나, 오토바이를 끌고 도보로 배달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경기남부경찰청에는 이날 하루에만 교통 불편 신고가 400건 넘게 폭주했다.
경찰은 ‘교통 비상’을 발령하고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눈이 그친 뒤에도 기온 급강하로 인한 ‘블랙아이스’(도로 살얼음)가 우려되는 만큼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5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내외로 떨어지며 강력한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예보했다. 밤사이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5일 출근길 역시 극심한 혼잡과 미끄럼 사고가 우려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면도로나 골목길, 경사로 등 제설이 취약한 구간은 빙판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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