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희 BCG코리아 MD파트너
“AI 사용하되 지나치면 정체성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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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화에 힘입어 성장했던 럭셔리 시장은 정체기를 맞았다. 상위 0.1% 고객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
4일 열린 ‘제10회 동아럭셔리포럼’에서 기조 연사로 나선 안태희 BCG코리아 MD파트너(사진)는 “전체 럭셔리 시장에서 최상위층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10여 년간 12%에서 23%로 크게 늘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럭셔리에 대한 동경심으로 중저가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 ‘열망 고객’은 같은 기간(2013∼2024년) 74%에서 61%로 비중이 크게 줄었다.
최상위 고객의 평균 소비액은 열망 고객 대비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된다. 안 파트너는 이러한 최상위 고객을 겨냥하기 위한 ‘재집중(Re-focus) 전략’을 제안했다. 그는 “최상위 고객의 80%는 전용 쇼핑 공간을 원하고 60%는 브랜드 측이 제공하는 과도한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 피로감을 호소한다”며 “배타적이지만 친밀한 공간을 설계하고 일대일로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럭셔리 업계가 인공지능(AI)을 사용할 때 유의할 점도 지적됐다. 그는 “지나치게 기술을 강조하는 것이 럭셔리 특유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수요 예측, 재고 관리 등에선 ‘조용한 AI(Quiet AI)’를 실천하면서 ‘휴먼 터치’의 힘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레베카 카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럭셔리 시장의 성장 동력을 재점검하라고 강조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2019∼2024년 사이 럭셔리 제품 가격은 평균 2.6배 올랐다. 이는 비럭셔리 분야 제품군의 가격 상승률 대비 2배가량 높은 수치다. 카프 교수는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수익성은 가격 인상에서 비롯된 측면이 큰 만큼 리세일(resale)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비즈니스포럼 2025’의 조인트 세션으로 마련된 이번 포럼은 ‘검색되는 브랜드의 시대, 세계가 주목하는 AI+K 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에티엔 고테롱 젤리피쉬코리아 대표, 박세용 어센트 대표, 문우리 40FY(포티파이) 대표도 강연에 나서 AI 시대, 거대언어모델(LLM)에서 브랜드의 가시성을 높이는 방법 등을 발표했다.
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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