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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국방과 무기

    “시그널 채팅방서 기밀 공유 헤그세스… 보안규정 어겨 美전투기 격추당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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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국방부 감찰관, 의회에 보고서

    백악관은 “기밀 공유 없어” 감싸

    마약선 작전 비판 美사령관 퇴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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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사진)이 올해 3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를 공습할 당시 관련 기밀 정보를 민간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시그널’로 공유한 건 국방부 보안 규정을 위반한 것이란 감찰 결과가 나왔다.

    헤그세스 장관은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와 시사매체 디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기자가 있는 시그널 채팅방에서 공습 작전의 세부 사항을 논의했다. 이 외 부인, 남동생, 개인 변호사 같은 인사들이 대거 들어와 있는 별도의 채팅방에서 미군 전투기의 공습 일정, 타격 목표 등도 공유해 큰 비판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국방부 감찰관이 연방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헤그세스 장관이 보안 프로토콜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감찰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개인 기기로 공무를 처리한 것이 부서 정책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 후티 반군이 유출된 정보를 입수했다면, 미군 전투기가 격추당할 위험이 컸다는 감찰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도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올 3월 ‘후티 PC 소그룹’이라는 이름의 시그널 채팅방에서 J D 밴스 부통령, 마이크 왈츠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현 주유엔 미국 대사) 등과 공습 사항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 방에 왈츠 전 보좌관이 초대한 골드버그 기자가 있다는 것을 잊은 채 기밀 사항을 논의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측은 헤그세스 장관이 기밀 해제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밀 유출 혐의는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국방부 감찰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해당 정보를 공유하기 전 기밀 해제를 했는지 여부는 이번에 조사하지 않았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기밀은 공유되지 않았으며, 이 사건은 종결됐다”며 감찰 결과를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했다.

    장관 지명 당시부터 성비위, 음주 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은 헤그세스 장관은 올 9월 마약 운반선으로 추정되는 베네수엘라 선박을 격침하는 과정에서 생존자까지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의혹에도 최근 휩싸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당 작전의 합법성에 우려를 표시한 앨빈 홀시 미 남부사령관이 헤그세스 장관의 심기를 건드려 임기가 2년이나 남았음에도 조기 퇴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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