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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긴 연휴에 美 관세 충격까지…10월 경상수지 흑자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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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10월 국제수지

    조선일보

    지난 10월 30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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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한국의 경상수지가 3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 갔다. 하지만 추석 연휴와 미국 관세 인상 등의 영향으로 흑자 폭은 크게 줄었다. 5일 한국은행의 ‘10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상수지는 6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134억7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한은은 “추석 효과 등 일시적 요인으로 흑자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2024년 추석 연휴는 9월, 올해는 10월이었고 개천절·한글날 공휴일이 붙어 공식 연휴만 6일이었다. 송재창 금융통계부장은 “11월부터는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무역 흑자를 보이고 있는 만큼 100억달러 이상의 높은 경상수지 흑자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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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반도체 호황에도 수출 2개월 만에 감소

    10월엔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했다. 수출은 558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4.7% 줄었다. 2개월 만에 감소 전환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호조로 반도체 수출은 증가했으나 IT(정보기술) 이외의 품목은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반영됐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25% 늘어난 반면 철강 수출은 14.1% 줄었고 화공품과 승용차도 각각 수출이 13.1%, 12.6% 감소했다.

    앞서 지난 10월 말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10월 무역 통계에선 수출이 3.6% 늘며 10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선박 수출을 집계하는 방식이 달라 한은 기준으로는 수출이 감소했다. 산업통상부는 선박이 실제로 매수자에게 인도될 때 한 번에 큰 금액을 수출로 잡지만 한은 통계는 계약금, 중도금 등 선박의 소유권이 넘어가는 시점에 맞춰 분할 계상을 한다. 이런 이유로 산업부 무역 통계에선 선박 수출이 10월에 131% 늘었다고 나왔지만, 한은 통계엔 이 수치가 일부만 반영됐다.

    ◇미국 관세 악영향 반영되기 시작

    10월 수출엔 불어난 미국 관세의 악영향도 반영됐다. 미국 수출이 전년보다 16.1% 감소해 전체 감소 폭을 웃돌았다. 일본과 중국으로의 수출은 각각 7.7%, 5.2% 줄었고 동남아 수출은 11.1% 증가했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위해 작성한 보고서에서도 “높아진 미국 관세는 이미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우리 수출에 비(非)IT 부문을 중심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미 관세의 영향은 3분기 들어서 기계와 철강, 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본격화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10월 당시 25% 관세를 적용받던 자동차의 경우 한국 기업이 수출 단가를 낮춰 대응해 판매 물량은 줄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수지의 기준이 되는 수출 금액은 감소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앞으로도 미 관세의 영향은 선수요 효과 소멸, 기업들의 마진 축소나 가격 유지 등 흡수 여력 약화 등으로 확대돼 수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서에서 전망했다.

    ◇긴 추석 연휴, 여행 수지 적자 불어나

    10월 수입은 480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0% 감소했다. 한은은 “(금 투자 증가로 인한) 금 수입이 834% 늘었지만 조업 일수가 줄고 에너지 수입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자재(-6.4%)를 중심으로 2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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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였던 지난 10월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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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을 포함한 장기 연휴로 출국자 수가 늘면서 서비스 수지는 37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9월엔 33억2000만달러 적자였는데 적자 폭이 커졌다. 연휴 해외여행이 늘어 여행 수지 적자가 13억6000만달러로 전월 9억1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급여·배당·이자 등으로 들고 나는 돈을 집계한 본원 수지는 29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 29억6000만달러 흑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편 이른바 ‘서학개미(해외 투자 한국인)’의 미국 투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금융 계정은 68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금융 계정은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자산’,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부채’로 잡혀 해외 투자가 늘어나면 증가한다. 10월 증권(주식 및 채권) 투자 자산은 전월보다 172억7000만달러 늘었다. 한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는 180억4000만달러 늘었고, 채권 투자는 7억6000만달러 줄었다. 외국인의 한국 투자는 52억달러 늘었다.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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