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네이버쇼핑·SSG닷컴 등
쿠팡 대체 급부상, 반사이익 기대
약점 보강한 경쟁사·C커머스 변수
쿠팡이 3370만개 계정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공개한 뒤 소비자의 불안이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도심 내 한 쿠팡 물류센터 모습. 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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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국내 이커머스 경쟁사들이 ‘대체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전국 단위 물류 서비스와 새벽 배송 시스템을 갖춘 만큼, 이번 ‘탈(脫)쿠팡’ 움직임이 시장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의 유출 사태가 알려진 직후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앞으로 먹을거리나 필요한 용품은 이마트몰이나 네이버쇼핑, 새로 가입한 컬리에서 사겠다”, “다른 업체도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이고, 할인과 포인트도 준다” 등 대체 업체를 찾겠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경쟁업계는 “보안은 관리를 철저하게 해도 100% 장담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도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쿠팡을 이탈한 고객이 연말을 맞아 진행 중인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계기로 유입될 경우,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비자들의 대대적인 탈쿠팡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6월 경기 이천의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벌어진 대규모 쿠팡 불매 운동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비슷한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면서 전국 물류 인프라와 새벽 배송을 갖춘 쿠팡의 공고한 시장 지배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앱·결제 데이터 기반 시장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의 표본 조사에 따르면 쿠팡 앱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3439만8407명이다. 2위인 알리익스프레스(992만1314명)의 약 3배 수준이다. 같은 조사에서 11번가는 881만3622명,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577만7814명을 기록했다.
이번엔 다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경쟁업체들이 물류·배송에서 쿠팡과 비슷한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새벽 시간이나 빠른 배송 서비스는 이제 모든 플랫폼이 도입했다”고 말했다.
전국 이마트를 물류 기점으로 삼은 SSG닷컴의 경우, 주요 광역·특례시에서 밤 10~11시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이전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쇼핑도 컬리, CJ대한통운, 품고 등 물류사와 연합군 성격의 인프라 ‘NFA’를 구축했다. 11번가는 생필품을 휴일에도 당일배송하는 ‘슈팅배송’을 도입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은 내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당장 내년 1월 멤버십 개편을 통해 식료품에 강점을 둔 신규 멤버십 제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쇼핑은 내년 1분기 중 검색·쇼핑 등 주요 서비스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도입한다.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의 존재감도 과거와 다른 변수다. 실제 초저가 전략을 앞세운 알리와 테무는 지난 2023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쿠팡 유출 사건의 핵심 용의자로 중국 국적의 전 직원이 지목된 점, 현지 오픈마켓에서 ‘한국인 계정’ 판매가 이뤄진 점 등을 이유로 국내 소비자의 우려가 커졌다는 상반된 평가도 존재한다.
서울 도심 내 한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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