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돌사고 등 밤새 496건 신고
도로 결빙에 곳곳 정체·고립
항공 11편·여객선 13척 중단
수도권에 내린 기습 폭설로 서울 시내 주요 도로가 통제돼 퇴근길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추운 날씨로 도로가 얼어붙으며 곳곳에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고 일부 터널에서는 차량이 장시간 고립되기도 했다. 예상보다 많은 눈이 내리면서 도로 한가운데 발이 묶인 시민들의 불편이 속출했다.
4일 강원 강릉시 대관령 구간에서 제설차가 바쁘게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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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7시께 서울 곳곳의 차도에서는 제설 차량이 염화칼슘을 뿌리며 분주히 움직였다. 하지만 제때 치워지지 못한 눈이 얼어붙은 인도에서는 시민들이 종종걸음으로 위태롭게 이동했다. 전날 내린 적설량은 경기 5.6㎝, 서울 5.1㎝, 강원 4.3㎝, 충북 3.4㎝, 충남 3.1㎝, 세종 2.6㎝ 등이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폭설로 인한 인명·시설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낙상과 차량 고립 등 신고가 잇따르면서 소방 출동이 496건에 달했다. 서울경찰청에도 교통불편 442건(교통사고 166건), 위험방지(안전사고) 1444건, 기타 95건 등 총 1981건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시가 전날부터 인력 5052명과 제설 장비 1145대를 투입해 제설 작업을 진행했으나 예상보다 많이 내린 눈 탓에 한계가 있었다. 직장인 A씨는 "저녁에 서울 강남구 양재동에서 종로구 부암동까지 오는 데 3시간이 넘게 걸렸다"면서 "도로 한복판에 갇혀 전혀 움직일 수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빙판길 사고도 속출했다. 오전 5시51분께 영등포구 당산동 노들로에서는 가드레일(보호난간) 쪽에 정차한 스타렉스 차량을 승용차 등이 들이받아 6중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스타렉스 운전자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강변북로 구리 방향 반포대교 북단에서는 6시5분께 7중 추돌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현재까지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늘길과 뱃길도 막혔다. 김포공항 3편, 제주공항 7편, 청주공항 1편 등 항공기 11편이 결항됐고, 목포·홍도·진도·죽도 등을 잇는 여객선 13척이 운항을 중단했다.
4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 덕영대로에서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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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출근길에는 기습 폭설로 통제됐던 서울 시내 도로가 모두 정상화됐다. 서울 도심 고속도로 28개 구간과 시내 도로 9곳은 오전 4시53분 분당수서로 성남 방향 청담대교 남단~탄천1교 구간의 제설 완료를 끝으로 전면 해제됐다. 서울시는 또 출근길 혼란을 막기 위해 이날 지하철 운행을 20회 늘리고, 버스 집중 배차시간을 30분 연장했다.
정부도 '출근길 대란' 방지를 위해 제설 작업 강화를 지시했다. 윤호중 중대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주요 도로 제설은 물론 주요 구간 제설함에 제설제를 소분해 비치하라고 지시했다. 김광용 재난안전관리본부장도 "아침 출근길 영하권의 추위로 도로 결빙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요 간선도로와 이면도로 제설을 철저히 하라"며 "서울 등 지방정부에서는 주요 간선도로와 함께 이면도로, 보행로, 골목길 등에 대해 결빙 방지를 위한 후속 제설로 출근길에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행안부는 전날 오후 6시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대설특보는 해제됐지만, 수도권 제설 지연과 교통 정체에 대비해 중대본 운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재난문자(CBS)·자막방송(DITS) 등 가용 매체로 기상특보와 행동요령 안내도 계속한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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