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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불수능 만점자 이렇게 공부했다…학교 수업 그리고 자율학습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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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수능 만점자 광남고 왕정건 군 인터뷰

    병상에서도 ‘열공’…“현실 감각 없다” 소회

    고등학교 ‘의학 동아리’ 활동…국제 의사 꿈꿔

    “2년 연속 수능 만점 비결 ‘진로 탐색 프로그램’

    헤럴드경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 왕정건(18) 군.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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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하루 공부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을 때 매일매일 공부하는 것이 공부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수능’으로 꼽히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 왕정건(18) 군은 5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 만의 공부 비법을 이같이 소개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전날 “전 과목 만점자는 5명(재학생 4명, 졸업생 1명)”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만점자 수 1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특히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 전환 이후 가장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능에서 만점을 받으려면 국어·수학·탐구(2과목)영역에서 한 문제도 틀리지 않고 절대평가인 영어·한국사 1등급을 받아야 한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일반고인 광남고는 왕 군이 만점을 받아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학교가 됐다.

    광남중 시절부터 최상위 성적이었던 왕 군은 특목고·자사고 대신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광남고를 택했다. 광남고는 일반고지만 우수 학생이 많이 모여 있어 면학 분위기가 좋은 학교로 서울 내에서 꼽힌다.

    왕 군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홀로 1~2시간씩 자습했고 수업이 끝난 후엔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또 공부했다. 학원도 2-3곳 만 다녔고 그 외의 시간은 학교 자율학습실을 이용했다. 왕 군은 이런 공부 패턴으로 고교 3년간 전교 1등을 거의 놓치지 않았다.

    지난 8월엔 건강에 문제가 생겨 큰 수술을 받고 한 달간 입원했는데도 ‘공부를 놓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하루 1시간씩은 병상에서 공부했다.

    왕 군은 “현실 감각이 좀 없다”라며 “정시보다는 수시로 대학에 가고 싶었는데 뜻밖의 만점을 받게 되어서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왕 군 친구들은 “그럴 줄 알았다”라면서 입을 모았다. 왕 군은 이날 수능 성적표를 받는 시간에도 ‘듄의 메시아2’라는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에 진심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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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수능 만점 성적표를 들고 있는 왕정건(18) 군.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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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 군은 수시 모집에서 서울대·연세대·가톨릭대 등 의대 6곳에 지원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의사를 꿈꾸게 된 건 중학생 때 중동 지역 참상에 관한 기사를 접하면서다. 왕 군의 진로 희망은 ‘국제 의사’다. 왕 군은 고등학교 동아리에서도 의학 동아리 활동에 가장 열심이었다.

    왕 군은 박노해 시인의 ‘무게 중심은 심장이 아니라 아픈 곳에 있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아픈 사람이 있는 곳이 가장 중요한 곳이라 생각한다”라며 “그런 중요한 곳에서 일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왕 군은 아프리카 등에서 국제 봉사를 하려면 언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어 공부도 꾸준히 했다. 현재 아랍어·프랑스어 회화에 능통하다. 왕 군은 ‘공부 스트레스’를 다른 과목 공부로 했다고 귀띔했다.

    왕 군은 후배들에게 “학교 수업 때 자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거라 말하고 싶다”라면서 “학교에서 수능과 내신을 다 수업으로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을 잘 들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광남고는 2014·2015학년도에도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했다. 지난해 이 학교 만점자는 서장협 군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했다. 최재일 광남고 교장은 “학교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만점 배출의 비결로 꼽았다.

    광남고는 전교생 980여명 중 220명가량이 석식을 신청해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자습을 하는 학교다. 연중무휴로 밤 12시까지 운영되는 자율학습실은 늘 학생들에게 인기다. 실제로 사설 스터디카페보다 학교 자습공간을 선호하는 학생이 많다고 한다.

    최 교장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자기 특성에 맞게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짜서 학생들의 생활기록부에 담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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