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누적해고 117만건, 전년比 54%↑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년만 최저
월가 “고용둔화에 금리인하 타당”
뉴욕 맨해튼의 한 소매점에 채용 표지판이 붙어있다.[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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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용정보업체와 노동부가 4일(현지시간) 서로 다른 방향의 고용지표를 내놨지만, 오는 9~10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고용주들이 11월 한 달 동안 7만1321건의 감원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5만7727건)보다 24% 늘어난 수치다. 올해 1~11월 동안 발표된 누적 해고 건수는 117만82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6만1358건)보다 54% 증가했다. 1~11월 기준으로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222만7725건) 이후 최대 규모다.
기업들은 올해 들어 일자리를 줄인 사유로 구조조정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 밖에 인공지능(AI), 시장·거시경제 여건, 관세 정책 등이 감원 배경으로 지목됐다고 챌린저는 설명했다.
앞서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도 전날 보고서를 통해 11월 미국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3만2000명 줄었다고 발표하며 고용 둔화를 재확인했다. 이는 지난 2023년 3월(5만3000명 감소) 이후 2년 8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고용은 신중해진 소비자와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불안정한 양상”이라며 “11월 고용 둔화가 전반적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소규모 사업체가 감소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해고 발표가 곧바로 실업수당 청구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11월 23~29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1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2만7000건 줄었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3년 2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2만건)도 크게 밑돌았다.
전체 실업수당 수령 규모를 보여주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지난 5월 이후 190만명대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직전 주보다 4000건 감소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가 혼재된 흐름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고용 환경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월가는 다음 주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87%로 반영하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투자자들이 2022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실업수당 청구 건수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팀 홀랜드 오리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가장 중요한 뉴스는 25bp(bp=0.01%포인트) 금리 인하인데, 워낙 널리 예상된 만큼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히려 시장 충격이 클 것”이라며 “지금부터 다음 주 연준 회의 전까지 금리 인하 전망을 뒤집을 만한 데이터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 역시 “연준이 고용둔화 위험을 간과할 가능성은 낮으며, 시장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것은 타당한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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