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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한·미·일·중 모처럼 의기투합…한숨 돌린 ‘장어 소비 대국’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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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EU)이 제안한 장어 국제거래 규제안이 4일 열린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종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워싱턴 협약) 당사국 총회 전체회의에서 최종 부결됐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지난달 27일 열린 위원회에서 부결(반대 100표, 찬성 35표, 기권 8표)된 대로 최종 결정이 이뤄졌다. 과거에는 이의 제기 등으로 인해 전체회의에서 재표결이 이뤄져 결과가 뒤집힌 경우도 있었으나, 이번에는 그런 과정 없이 위원회 결정이 정식 승인됐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세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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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장어 소비국인 일본은 이번 워싱턴 협약 당사국 총회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다. 지난해 국내에 공급된 약 6만1000t 가운데 70%가량이 수입산일 정도로 해외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산이 90%를 차지한다. 만약 국제거래가 규제되면 장어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EU는 개체수가 감소 중인 ‘유럽 뱀장어’를 보호하려면 생김새가 비슷한 ‘일본 뱀장어’ 등 모든 뱀장어 종류를 국제거래 규제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뿐 아니라 한국, 미국, 중국 등도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규제안은 찬성표 3분의 2가 필요한 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NHK방송은 이와 관련 “장어를 대량 수입하는 일본은 국제거래가 규제되면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있어 장어 양식이 활발한 중국, 한국 등과 함께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며 “(일본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형태가 됐다”고 전했다.

    장어 국제거래 규제안이 최종 부결되면서 일본은 일단 한숨을 돌렸으나, 자원 관리 등 과제가 남았다고 현지 매체들은 지적했다. 자원 관리 강화, 밀어(密漁·허가 없이 고기를 잡음) 대책 강구, 국내 유통의 투명성 확보 등에 나서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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