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비자 입국 후 난민 신청 증가…"영국 정착 '뒷문' 차단"
영국 국기 |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영국 대학들이 비자 남용 우려와 엄격해진 정부 규정을 이유로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출신 학생의 입학을 제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유학생의 난민 신청 급증에 영국 내무부는 비자 제도가 영국 정착을 위한 '뒷문'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학업에 뜻이 있는 유학생만 선발하도록 압박받는 가운데 영국 고등 교육기관 최소 9곳이 '고위험 국가'로 분류된 지역에서 신입생 모집을 제한했다.
체스터대는 "예상치 못한 비자 거절 증가"를 이유로 2026년 가을까지 파키스탄 출신 학생 모집을 중단했다.
울버햄프턴대는 파키스탄·방글라데시 출신 학부 지원자를 받지 않는다. 선덜랜드대와 코벤트리대도 두 나라 출신 학생 모집을 중단했으며, 이스트런던대는 파키스탄 학생 모집을 중단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영국 정부가 대학들을 상대로 유학생 모집에 필요한 '학생 후원 라이선스' 유지를 위해 충족해야 하는 기본 준수 평가(BCA) 기준을 강화한 조치와 맞물린다.
지난 9월 시행에 들어간 새로운 BCA 기준은 영국 대학들이 받는 유학생들의 비자 신청 거절 비율이 5%를 넘지 않도록 했다. 이는 종전의 10%보다 엄격해진 기준이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국적 학생의 영국 유학 비자 거절 비율은 올해 9월 기준 1년간 각각 18%, 22%로 BCA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이 기간 영국 내무부가 거절한 비자 신청 2만3천36건 중 절반이 이 두 나라 출신이었다.
동시에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국적자의 난민 신청도 늘었는데, 이들 대부분 근로 비자나 학생 비자로 영국에 입국하고서 난민 신청으로 전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BCA 기준 강화는 전반적인 영국 이민 제도 개편의 하나로 비자 제도 악용을 막고 순 이민을 줄이려는 취지라고 FT는 설명했다.
영국 대학 국제협회의 제이미 애로스미스 국장은 "더 엄격한 규정이 많은 대학에 도전이 될 수 있지만, 비자 제도에 대한 공공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상조했다.
영국 내무부는 "우리는 유학생들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그렇기에 영국에 오는 학생들이 진정한 학생인지 확인하고 교육기관들이 책임을 다하도록 규정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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