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AI 기본 사회 실현에 조언 구한다”
손 “과거엔 브로드밴드·AI 강조, 이젠 ASI(초인공지능) 시대”
ARM 스쿨 설립 협약 논의… 李 “한·미 통상 협상 도움 감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인공지능(AI)의 미래 단계인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시대를 예고했다. 손 회장은 인간과 AI의 격차를 ‘금붕어와 인간’에 비유하며 기술의 퀀텀 점프를 강조했다.
◆“ASI는 인간보다 1만 배 똑똑… 훈련 아닌 하드웨어의 차이"
이날 대통령실에서 열린 접견에서 손 회장은 현재의 화두인 AGI(범용 인공지능)를 넘어선 ASI 개념을 설명했다. 그는 “AGI가 인간 두뇌와 1대1로 동등한 수준이라면, ASI는 인간보다 1만 배 뛰어난 두뇌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손 회장은 “10배, 100배 차이라면 누가 더 똑똑한지 논란이 있겠지만, 1만 배 차이는 인간과 금붕어의 격차와 같다”고 했다.
그는 “금붕어를 아무리 훈련시켜도 미적분이나 영어를 할 수 없는 것은 뇌의 신경 시냅스, 즉 하드웨어 아키텍처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는 인류가 금붕어가 되고, AI가 인간의 지위를 갖게 되는 모습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제기되는 ‘AI 버블론’에 대해서도 손 회장은 일축했다. 그는 “현재 챗GPT-5.1은 이미 박사 학위 수준의 지능을 가졌다”며 “얼룩말 무늬처럼 AI와 인간의 우위가 혼재된 상황이지만, 결국 ASI의 등장은 질문의 여지가 없는 확실한 미래”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면담하고 있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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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AI는 수도와 같은 인프라… ‘AI 기본 사회’로 간다"
이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정부의 ‘AI 기본 사회’ 구상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AI의 위험성은 최소화하되 유용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상·하수도처럼 모든 국민과 기업이 AI를 누리는 ‘초보적 인프라’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은 ‘AI 3대 강국(G3)’을 지향하고 있다”며 “오늘 함께 방문한 르네 하스 ARM 대표와 논의할 ‘ARM 스쿨’ 개설이 한국의 AI 인재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AI의 급격한 발전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이 대통령이 “사나운 개가 있다면 통제가 걱정되는데, ASI가 노벨문학상까지 석권하는 상황이 오는가”라고 묻자, 손 회장은 “그렇게 될 수 있다”면서도 “우리가 집안의 강아지를 해치지 않듯, 똑똑한 AI가 인류를 공격할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조화롭게 살아갈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 한미 통상 막후 역할 감사… 한일 가교 당부
이날 접견에서는 비공개로 진행된 외교적 조력에 대한 감사 인사도 오갔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잘 모르실 테지만, 이번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서 손 회장님이 상당한 도움과 조언을 주셨다”며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했다. 이어 “앞으로 중요한 과제인 한일 간 AI 협력 분야에서도 손 회장님이 가교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서울에 첫눈이 내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일본 시리즈 우승을 축하하며 덕담을 건넸다. 손 회장은 “8번 우승했지만 아직 만족하기 이르다. 10번은 우승해야 한다”며 화답했다.
이날 접견에는 기업 측에서 손 회장과 르네 하스 ARM 대표, 문규학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총괄이, 정부 및 대통령실에서는 배경훈 과학기술부총리,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등이 배석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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