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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대만, 중국 SNS 차단 시작?···‘샤오훙수’ 1년간 사용 금지 행정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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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 유사 플랫폼···대만서 300만명 이용

    당국 “온라인 사기와 개인정보 유출 위험”

    실효성 의문에 대만판 ‘만리방화벽’ 비판도

    경향신문

    샤오훙수 앱.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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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당국이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소셜미디어 샤오훙수 앱의 사용을 1년간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놓았다.

    5일 자유시보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 내정부 산하 경찰청 형사수사국은 전날 1년간 샤오훙수 앱에 대한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고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형사수사국은 2024년 이후 샤오훙수에서 적발된 사기 사건이 1706건이며 피해 금액은 4700만대만달러(약 22억원)라고 밝혔다. 명령이 언제 발효될지는 구체적으로 전하지 않았다.

    대만 내정부는 형사경찰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는 온라인 사기와 정보 유출 등의 폐해 때문이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마스위안 내정부 정무차장은 샤오훙수는 국가안전국이 실시한 시스템 정보 수집, 개인정보 수집 등 15개 항목에 대한 조사에서 모두 불합격해 보안리스크와 개인정보의 외부 유출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샤오훙수는 2013년 상하이에서 시작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여행, 패션, 뷰티, 일상 등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사진과 라이프스타일 위주의 플랫폼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인과 해외 화교를 중심으로 전 세계 사용자 수는 수억명을 넘는다. 대만 이용자는 300만명 이상이다.

    중국 당국에는 ‘돈 자랑’ 플랫폼으로 찍히기도 했다. 샤오훙수는 지난 9월 중국 당국으로부터 ‘돈 자랑’ 콘텐츠로 인해 사회 갈등을 조장한다는 경고를 받고 임원진들이 처벌됐다.

    대만의 주 사용자인 청소년과 업계 관계자들은 대만 정부의 발표에 의문을 표했다. 인터넷 사기 범죄는 샤오훙수만이 아닌 다른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져 있어 실효성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실상은 샤오훙수가 비정치적 주제로 중국어 사용자 간 유대감을 쌓기 좋은 공간이라 이 점이 중국의 대만 통일을 위한 인지전에 이용되는 것을 우려해 단행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에서는 “대만이 중국처럼 인터넷 방화벽을 설치하느냐” “샤오훙수 못 쓰면 나는 바보가 되고 말 것이다” “VPN을 사용해서라도 반드시 사용하겠다”는 등의 비판적 반응이 쏟아졌다. “샤오훙수가 차단 대상이 된 이유는 다른 플랫폼과 달리 당국 협조에 불응했기 때문”이라며 당국을 옹호하는 입장도 적지 않게 보였으며 “내친김에 틱톡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만 국가안전국은 지난 7월 샤오훙수 외 웨이보, 더우인, 틱톡, 위챗, 바아디왕판 등 중국계 플랫폼의 시스템 정보 수집, 개인정보 수집, 사용 권한, 데이터 전송 및 공유, 생체정보 수집 등 15개 항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샤오훙수는 15개 항목, 웨이보와 더우인은 13개 항목, 위챗은 10개 항목, 바아디왕판은 9개 항목을 위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관변언론인과 관영매체를 통해 대만과 중국의 교류를 차단하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사이버 보안은 자신들의 불안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한 천빈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의 지난 7월 발언을 인용하며 대만 당국의 조치를 비판했다.

    환구시보 총편집인을 지낸 관변 논객 후시진은 소셜미디어에 “대만 당국이 샤오훙수를 금지한 이유는 이 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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