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이 인도네시아에 한국형 시험인증 체계를 공유·전수한다.

KTC는 ‘KOICA 인도네시아 전기자동차 충전기 법정계량 제도 및 시험소 구축사업 PMC 용역’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본격적인 사업 수행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인도네시아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의 품질 및 상거래 신뢰성 강화를 목표로 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다. 총 800만 달러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사업 기간은 2029년 12월 31일까지 총 4년간이다. KTC 컨소시엄은 제도 선진화 방안을 마련해 전문인력 양성, 시험소 기자재 조달 및 설치 지원 등의 과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KTC는 한국계량측정협회(KASTO)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총괄한다. 수원기관인 인도네시아 무역부 계량국(Directorate of Metrology, Ministry of Trade)과 협력해 사업을 수행한다.

인도네시아는 연간 약 100만대 규모의 자동차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량이 약 5500만t으로 세계 42%를 차지하는 자원 부국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친환경 정책을 적극 추진해 2021년 약 2000대였던 전기차 보급을 2024년 약 3만대로 확대했다. 2030년까지 200만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력공사(PLN)는 현재 약 3700기의 전기차용 공공 충전소(SPKLU)를 운영 중이다. 2030년까지 3만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충전 인프라 확산에 따라 충전량 측정 및 요금 산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정계량 체계 구축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KTC는 전기차 충전기 법정계량 제도와 시험소 구축을 지원해 공정거래 질서 확립과 충전 서비스 품질 향상에 기여할 예정이다.

사업의 주요 내용은 △형식승인 및 검정 기자재 45종 61건 구축 △한국의 선진 법정계량 제도·시험인증 절차·장비 운용 교육을 통한 전문가 105명 양성 △지속 가능한 시험소 운영체계 및 실행계획 수립 등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한국형 전기차 충전기 시험·인증체계가 전수될 예정이다. KTC 관계자는 “국내 제조기업이 현지 수출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기술장벽이 완화되고 수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KTC는 앞으로 전기이륜차 분야에서도 국내기업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KTC는 기술 전문성과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수소,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와 국가로도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안성일 KTC 원장은 “이번 사업은 한국의 전기차 충전기 법정계량 및 시험인증 역량을 해외 정부에 전수하는 첫 사례”라며 “인도네시아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신뢰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앞으로도 KTC는 한국형 시험인증 체계가 글로벌 표준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아세안 국가들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상호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군포시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사진=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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