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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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때는 브로드밴드, 문재인 대통령 때는 AI를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ASI(초인공지능)’입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인공지능(AI)의 다음 단계인 초인공지능(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의 도래를 이렇게 설명했다. 손 회장은 인간과 AI의 격차를 “금붕어와 인간”에 비유하며 기술 발전 속도가 기존 예측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접견은 대통령실에서 약 1시간 넘게 진행됐다. 기업 측에서는 손 회장과 르네 하스 ARM 대표, 문규학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총괄이,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등이 배석했다.

손 회장은 먼저 AGI(범용 인공지능)를 언급하며 그보다 한 단계 진화한 ASI 개념을 꺼냈다. 그는 인간 두뇌와 AI의 지능 격차를 ‘10배·100배’가 아닌 ‘1만 배’로 규정했다.

손 회장은 “AGI는 인간의 두뇌와 1대1로 동등한 수준이다. 제가 정의하는 ASI는 인간보다 1만 배 뛰어난 두뇌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만약에 10배, 100배 차이라면 인류가 더 뛰어난지, AI가 더 뛰어난지, ASI가 더 뛰어난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논란은 마치 개가 더 똑똑한지, 고양이가 더 똑똑한지를 논란의 여지를 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인간의 두뇌와 어항에 있는 금붕어의 두뇌를 비교한다면 인간의 두뇌가 (금붕어보다) 1만 배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얼마나 훈련을 하든, 얼마나 교육을 하든 상관없이 금붕어는 금붕어일 뿐”이라며 “금붕어는 하드웨어 자체가 인간과 다르다. 두뇌의 신경 시냅스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데어터훈련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하드웨어야 말로 우리 두뇌를 나타낸다고 생각하고, 우리 두뇌가 가지고 있는 총체적인 아키텍처를 의미한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인류가 금붕어가 되고, AI가 인간의 지위를 갖게 되는 모습이 펼쳐질 것”이라며 "AI가 인간보다 만 배 더 똑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제기되는 ‘AI 버블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챗GPT-5.1은 이미 박사 학위 수준의 지능을 가졌다”며 “얼룩말 무늬처럼 AI와 인간의 우위가 혼재된 상황이지만, 결국 ASI의 등장은 질문의 여지가 없는 확실한 미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AI 기본사회’ 구상을 소개했다. 그는 AI를 특정 산업이 아닌 사회 전반의 공공 기반시설로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AI의 위험성은 최소화하되 유용성 측면에서 많은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며 “상·하수도처럼 모든 국민과 기업이 AI를 누리는 ‘초보적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믿고, 인공지능 기본사회라는 개념으로 모든 국민과 기업, 집단이 AI를 최소한 기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회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늘 함께 방문한 르네 하스 ARM 대표와 논의할 ‘ARM 스쿨’ 개설이 한국의 AI 인재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대통령실은 ARM과의 MOU 체결을 통해 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초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통제 가능성도 화두로 올랐다. 이 대통령이 “가끔 사나운 개가 있다면 통제가 걱정되는데”라면서 “ASI가 노벨문학상까지 석권하는 상황이 올까”라고 웃으며 묻자, 손 회장은 “그렇게 될 수 있다”면서도 “우리가 마치 집안의 강아지를 죽이려 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 역시도 AI와 함께 행복하게,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ASI가 인류를 공격할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접견에서는 비공개로 진행됐던 통상 외교와 한일 협력 문제도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잘 모르실 테지만, 이번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서 손 회장님이 상당한 도움과 조언을 주셨다”며 고마움을 표시한 뒤 “앞으로 한일 간의 AI 분야에 관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손 회장이님이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투데이/이난희 기자 (nancho09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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