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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상반기와 정반대’…정유업계, 정제마진 호조 지속에 4분기도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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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키뉴스

    뉴멕시코주 리빙턴 근처 원유 펌프 잭.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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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정제마진 부진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렸던 정유업계가 하반기 들어 완전히 다른 흐름을 타고 있다. 정제마진이 반등하며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했고, 4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유가가 적정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220억원 안팎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0% 이상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쓰오일(S-OIL)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880억원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훌쩍 뛴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정유4사는 앞서 3분기부터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개선이 맞물려 각각 2000~3000억원대 흑자 전환을 이룬 바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4233억원에서 올 3분기 영업이익 5735억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올 상반기 정유4사 합산 영업손실이 1조3000억원을 넘긴 것과 매우 상반된 행보다.

    실제로 올 1분기 평균 3달러, 2분기 5달러에 머물렀던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하반기 들어 7월 10달러 돌파 후 이달 초 14.6달러까지 치솟았다. 정제마진은 제품가격에서 원유·수송 등 제반비용을 뺀 값으로, 통상 4~5달러 수준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이러한 정제마진 상승의 배경에는 우크라이나의 공습을 받은 러시아 정유시설의 가동 차질,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 공급 축소에 의한 경유·항공유 마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6월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 배럴당 78달러까지 상승했던 국제유가는 차근차근 하락해 이달 4일(현지시간) 기준 59.67달러까지 하락했다. 유가가 지나치게 급락하면 정유사들이 미리 확보해 둔 원유의 재고평가손실이 커져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완만하게 하락하면 원재료값이 떨어져 수익성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원유 공급 과잉을 우려해 내년 3월까지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결정한 점 역시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현재 러-우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종전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종전 시 러시아의 원유 생산 재개에 따른 공급 과잉을 선제적으로 방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4분기를 넘어 내년 상반기까지 정제마진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악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제마진이 상승세에 진입했고, 인도와 중국의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 사용도 줄어 국내 기업의 원가 경쟁력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높은 환율이 최대 변수다. 정유사들은 연간 10억배럴가량의 원유를 해외에서 달러로 사들이고 있어 환율 변화에 따른 원유 구매비 부담 영향이 큰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 안팎을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정유사들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최소화를 위해 거래 과정에서 파생상품 활용 등 다양한 환헤지(hedge, 위험관리 활동)를 활용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한계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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