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규제 당국이 등록 상품거래소에서 가상자산(코인)의 현물 거래를 허용하고 나섰다. 상품거래소가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레버리지 거래를 시작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 셈이다.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라는 기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4일(현지시간) 캐럴라인 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대행은 성명을 통해 "미국인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시장 무결성과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갖춘 CFTC 등록 거래소에서 사상 처음으로 가상자산 현물 매매가 가능해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해외 비인가 플랫폼을 활용해야 했던 코인 관련 레버리지 매매가 정식 선물 거래소에서도 가능해진 셈이다. 비트노미얼은 이날 "오는 8일 가상자산 레버리지 거래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허용되는 것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팜 대행은 "최근 역외거래소에서 발생한 (대규모 청산 사태는) 관리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표로 CFTC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 교통정리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가상자산을 그간 '증권'으로 볼 것인지 '상품'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SEC가 가상자산을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나 토큰증권 등을 규제하면서 양 기관 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한 행사에 참석해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도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국부펀드가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갑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