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똥묻은 개, 겨묻은 개 비판"…국힘 '절윤 갈등' 악화일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원조 친윤(친윤석열)으로 불렸던 국민의힘 3선 중진 윤한홍 의원(왼쪽)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찐윤'(원조 친윤석열)으로 불렸던 3선 중진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면전에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라며 직격했다.

    초·재선 중심 국민의힘 의원 25명이 12·3 비상계엄 사과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개 선언하며 장 대표에게 강력한 쇄신을 요구한 가운데 중진들까지 동참하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혼용무도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서 장 대표를 향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비판하는 꼴이니, 우리가 아무리 이재명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들 마음에 다가가지 못한다. 백약이 무효"라고 했다. 이어 "와신상담의 자세로 윤 전 대통령과 인연, 골수 지지층의 손가락질을 다 벗어던지고 계엄의 굴레에서 벗어나자"고 말했다.

    그는 "국정 마비가 계엄의 원인이라는 얘기는 더는 하면 안 된다"며 "이런 논리로 계엄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이른바 '계몽령' 주장과도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는 장 대표가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부터 권성동·장제원·이철규 의원 등과 함께 대표적인 친윤으로 꼽혔던 PK(부산·경남) 기반 당의 중진이다. 윤 의원이 윤 전 대통령과 단절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어서 당내 파장이 일고 있다. 게다가 이날 회의는 12·3 계엄 1년을 지나 당 소속 상임위원장과 간사 등을 불러모아 대여 투쟁 전열을 다지기 위한 성격으로 열린 자리여서 충격은 더 컸다. 앞서 소장파와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초·재선 의원 25명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별도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개별 사과 입장 표명도 잇따랐다.

    당 지도부는 즉각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당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건전한 현상"이라며 "이를 지도부에 대한 반기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게 정상적인 민주 정당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선 것'이라는 발언이 당내 강성 지지층의 입장을 고려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회의장 밖에서도 지도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윤 의원의 발언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당내 여론을 반영한 결과"라면서 "원내지도부와 당 지도부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 의원과 접촉한 결과, 반 이상이 윤 전 대통령과 단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고 동조했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답보 상태라는 점은 장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12월 첫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43%를 기록하며 국민의힘(24%)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42%, 국민의힘 17%로 격차가 더 크다. 한 재선 의원은 "당이 여전히 강성 지지층의 포로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효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