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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산 채로 털 뽑는다” 잔인한 ‘광경’…필수 ‘겨울옷’ 만든다고 이렇게까지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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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한 캐시미어 농장에서 염소의 털을 뽑고 있다.[PETA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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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차마 보기 힘든 잔인한 모습”

    마구잡이로 염소의 털을 벗기는 작업자들. 몸부림치는 염소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 고통을 줄이기 위한 그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머리카락을 한 번에 쥐어뜯는 셈.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놀라운 것은 이런 잔인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옷이 우리의 옷장에도 흔히 존재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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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시미어.[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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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장면이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대표 겨울 옷감.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캐시미어’의 생산 과정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동물학대 의류의 대표 격으로 ‘모피’를 꼽는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 우리가 모르는 다수 옷감 생산에서 동물학대가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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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캐시미어 농장에서 염소의 털을 뽑고 있다.[PETA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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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동물구호단체 페타(PETA)은 최근 고급 보온 소재로 여겨지는 캐시미어, 앙고라 등 옷감 생산 과정에서 벌어지는 동물학대 장면을 공개하며, 소비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겨울옷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캐시미어’는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겨울 옷감. 내복과 코트 등 의류 전반에서 사용되고 있는 데다 가벼우면서 따뜻한 특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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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캐시미어 농장에서 염소의 털을 뽑고 있다.[PETA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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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조사업체 포준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캐시미어 의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34억8000만달러(한화 약 5조1000억원) 수준. 2032년까지 48억6000만달러(한화 약 7조1400억원) 로 연평균 4.29%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캐시미어는 인도 카슈미르 지방, 혹은 티베트에 서식하는 염소와 산양의 속털을 모아 만든 섬유를 말한다. 캐시미어는 털갈이하는 시기에 채취되는데, 1년간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250g이 채 되지 않는다. 현재는 90% 이상이 중국과 몽골에서 생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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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캐시미어 농장에서 염소의 털을 뽑고 있다.[PETA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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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다수 캐시미어 농장에서 동물학대 정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PETA 아시아가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과 몽골의 캐시미어 산업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농장에서 극심한 잔혹 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이목을 끈 건 잔인한 털 채집 방식. 작업자들은 염소를 밟아 몸부림치지 못하게 만든 뒤, 날카로운 금속 빗을 사용해 염소의 털을 채취한다. 잡아 뜯는 방식으로 채취하기 때문에, 염소의 피부에는 강한 자극과 함께 상처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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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캐시미어 농장에서 염소의 털을 뽑고 있다.[PETA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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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과정에서 고통과 공포를 느낀 염소들은 비명을 내지른다. 하지만 고통 완화를 위한 마취 등 사전 작업을 이뤄지지 않는다. 살이 파이고 찢겨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지만, 적절한 치료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가장 큰 문제는 털을 깍아낸 후 염소의 생존력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 염소는 몸에 지방이 거의 없는 특성상,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모피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털을 잃은 염소들은 스스로의 몸을 방어할 수단이 없다. 극한의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죽는 경우도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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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조하고 추운 몽골 초원 모습.[PETA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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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몽골 등 캐시미어 주산지의 겨울철 추위는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 몽골 정부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5월 겨울 동안, 약 740만마리의 가축이 혹한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는 몽골에서 사육되는 전체 가축의 11.5%에 해당하는 수치다.

    캐시미어 생산의 잔혹성이 알려지며, 보다 인도적인 방식으로 캐시미어를 생산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SAF(지속가능 섬유 연맹) 인증이 대표적인 예시. 하지만 PETA 아시아 조사에 따르면 SFA 인증 공급업체 2곳에서도 다른 곳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학대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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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시미어.[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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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TA 측은 “지속가능섬유연맹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라벨로 소비자를 속이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도축되기 전 염소가 어떻게 고통받는지 안다면 캐시미어에 손도 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토끼에서 채취하는 ‘앙고라’, 거위로부터 비롯되는 ‘다운’ 등 여타 옷감에서도 생산을 위한 동물학대 정황이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동물을 원료로 해 만들어진 옷을 소비하지 않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PETA 측은 “거위, 염소, 토끼 등 동물을 위해 가장 좋은 일은 그들의 몸에서 나온 어떤 것도 사지 않는 것”이라며 “옷을 구매할 때 라벨을 확인하고, 동물성 원료가 없는 소재를 입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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