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금)

    “韓, 국방비 GDP 5%로 늘려야”…트럼프 2기, 국가안보전략 공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백악관 NSS 공개…경제·군사·외교 정책 방향 '틀'

    인태 전략서 대만 방어·제1도련선 억제 중시

    한·일 등 지역안보 당사국 軍지출 증액 촉구

    "미국이 세계 책임지던 시대 끝"…각자도생 공식화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 아래,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을 향해 군사지출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정책 지침’으로 못박았다.

    백악관은 5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외교·군사 등의 분야를 아우르는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를 5일 공개했다. NSS는 백악관이 주도해 작성하는 미국 국가안보의 최상위 전략 문서로, 향후 4년 동안의 정책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종합 전략 청사진이다. 올해 발표된 NSS는 29페이지 분량으로 군사·외교·안보 지침과 관련해 동맹 관계 관리부터 적성국 대응, 군사 태세 유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대해 국방지출 증대(increased defense spending)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들 동맹국이 자체 방어에 더 많은 투자토록 해야 하며, 그중에서도 적에 대한 억제 및 제1도련(First Island Chain·일본 규슈 남단부터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방어선)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능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군사 분담금과 관련해선 ‘부담 공유’(burden-sharing) 원칙을 강조하며,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의 국방지출 목표(헤이그 약속)를 달성토록 요구했다. 아울러 “제1도련 어디에서든 침략을 저지할 수 있는 군대를 구축할 것”이라면서도 “미군은 이를 단독으로 수행할 수 없고, 그렇게 해야 할 필요도 없다”고도 했다. 이 지역 안보와 관련된 국가들의 역할 확대를 에둘러 촉구한 것이다.

    보고서는 또 대만 문제를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으로 다뤘다. 중국 패권주의를 겨냥해 대만해협·남중국해 등에서의 국제 규범 준수를 강조하며 “우리는 대만에 대한 선언적 정책을 유지하고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대만 분쟁 억제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일본·호주 등과 함께 지역 안보에서 중요한 역할을 기대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아틀라스처럼 세계 질서를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며 “수많은 동맹들과 파트너국가들 중 수십개의 부유하고 선진화한 국가들이 각자 지역에 대한 주된 책임을 지고, 우리의 ‘집단 방어’(collective defense)에 훨씬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와 관련해선 대중 전략 측면에서 한국이 일본, 유럽 등과 함께 중국의 ‘포식적 경제 관행’(predatory economic practices)에 대항하기 위한 경제 연합의 일부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우리는 유럽·일본·한국·호주·캐나다·멕시코 등 주요 국가들이 ‘중국 경제가 수출 중심에서 가계 소비 중심으로 재조정되도록 돕는 통상정책을 채택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이 미국의 무역불균형 개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외에도 미국과 동맹국들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해외자산 및 자본력을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 인프라·투자 전략에 활용해야 한다며 “유럽·일본·한국 등은 합계 7조달러 규모의 순대외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NSS에 대해 “미국이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성공한 국가로 남도록 하고, (동시에) 지구상 자유의 본거지로 남도록 하기 위한 로드맵”이라고 자평한 뒤 “우리는 (NSS에 기반해) 앞으로 수년 동안 여러 차원에서 국력을 키워 미국을 더 안전하고, 부유하고, 자유롭고, 위대하고,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이 취임한 뒤 9개월 동안 “미국과 세계를 재난과 파국의 벼랑 끝에서 되돌려 놓았다”며 국경 복원·군사력 증강·동맹 재건·진보 사상 퇴출·대규모 투자 유치 등의 성과를 나열했다. 그 중에서도 대선 공약인 관세 및 에너지 정책·마약 단속 성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국방비를 GDP 대비 5%까지 끌어올린 성과를 특히 추켜세웠다.

    미국이 세계 각지의 분쟁에 개입하거나 조정한 사례를 부각하면서도 미국 최우선주의 기조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다시 강하고 존중받는 나라가 됐고, 그 덕분에 우리는 전 세계 곳곳에서 평화를 만들고 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우리는 ‘아메리카 퍼스트’를 실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NSS에서는 북한이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아 우선순위에서 크게 밀려났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1기 정부가 2017년 12월 발표한 68쪽 분량의 NSS에는 북한이 총 17차례 언급됐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