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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반도체 수출 호조, 올해는 물량 증가·내년은 가격 상승이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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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사상 최대' 반도체 수출 흐름과 전망 분석

    반도체 수출 물량 10월까지 전년비 17%↑

    가격은 10월 이후 상승세…"내년까지 이어질 것"

    "글로벌 수급여건·정책환경 변화 살펴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은 최근 우리 경제 성장과 주식시장에서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는 반도체 수출에 대해 올해는 물량 증가를 중심으로 호조를 보였다면 내년엔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인공지능(AI) 거품 우려와 미국 관세 정책에 따라 반도체 수출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글로벌 환경 변화를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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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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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반도체 수출 호조는 물량 증가 덕분

    한은 조사국은 5일 공식 블로그에 올린 ‘반도체 수출, 한 발짝 더 들여다보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올해 10월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7% 늘었는데, 이는 거의 전적으로 ‘물량 증가’(17%)에서 비롯됐으며, 가격 요인의 영향은 미미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 물량은 올해 1~2월에는 일시적으로 주춤했으나, 3월 이후 전년동월대비 뚜렷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버 시장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전반의 수요가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AI 데이터센터 신규 투자와 기존 서버의 메모리 교체를 위해 반도체 수요가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미국의 관세부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DDR4 단종을 앞두고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수요도 더해졌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 속에 고성능 반도체 비중이 늘어난 점도 수출 물량 증가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가격 요인을 조정해 물량을 기준으로 성장 기여도를 따지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측면에서 반도체 수출은 올해 우리 경세 성장률에 기여했다는 게 한은측 설명이다.

    반도체 수출 가격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시장 부진 탓에 하락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 상승 전환했으나, 지난 9월에 들어서야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 권영순 한은 조사국 과장은 “올해 10월 이후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고성능 제품에 생산역량을 집중하면서, 범용 D램의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강화되면서 D램 가격의 오름세가 더욱 가팔라졌다”며 “낸드 플래시 등 다른 품목의 가격 상승압력까지 확대되면서 전체 반도체 수출물가 역시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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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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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에도 반도체 가격 상승 지속…실질 성장률 둔화 가능

    한은은 내년에도 반도체 수출 물량이 증가하겠지만, 그 속도는 올해에 비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증가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AI발(發) 수요 급증에도 과거보다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범용 반도체의 가격 상승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라인이 고사양 제품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기존 범용 제품의 공급 여력이 더 축소되면서다.

    권 과장은 “내년 반도체 수출은 주로 가격 상승에 힘입어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반도체 통관수출(금액)은 올해보다 더 좋은 흐름을 보일 전망이지만, 반도체 물량(실질) 증가세가 올해보다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 금액 기준 통관수출과 실질 기준 GDP 재화수출 흐름이 엇갈릴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한은은 현재 관련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AI 버블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반도체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향후 반도체 수출의 향방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 과장은 “최근 반도체 수출이 빠르게 늘면서 우리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수요 변화와 이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에 따라 반도체 수출 물량과 가격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수급여건과 정책환경 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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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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