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유출된 정보에 결제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롯데카드가 같은 입장을 밝혔다가 보름 만에 카드번호·CVC 등 민감 정보를 포함한 대규모 유출을 인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가 향후 파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3370만건에 달하는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유출에는 이름·전화번호·배송지 주소 등 신상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 사이에서 2차 피해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2025.12.02 yooksa@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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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애초 이날까지로 예정됐던 쿠팡 현장 조사를 연장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전자금융거래법상 안전성 확보 의무 이행 여부와 결제정보 처리·관리 체계를 집중 점검 중이며, 특히 쿠팡의 자회사이자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인 쿠팡페이의 결제 정보 유출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쿠팡과 쿠팡페이는 법적으로 별도 법인이지만, 쿠팡페이가 일반적인 PG사와 달리 자회사 형태로 쿠팡 계정과 연동돼 있다는 점에서 정보 확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무단 결제 의심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쿠팡의 '원터치 결제' 방식은 로그인만 되면 등록된 카드로 바로 결제가 가능해, 카드사가 발급한 카드 정보가 직접 유출되지 않더라도 계정 탈취만으로 결제가 승인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점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카드업계는 이상거래탐지(FDS)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과 제휴한 PLCC(상업자표시제휴카드)를 보유한 카드사들은 이미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표적으로 KB국민카드는 2023년 쿠팡과 함께 '쿠팡 와우카드'를 출시해 쿠팡,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전용 혜택을 앞세워 2년 만에 누적 발급 200만 장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탈(脫)쿠팡' 움직임이 확산하며 결제량 감소와 카드 해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롯데카드 역시 유출 사태 이후인 9월 해지 회원 수가 16만 명으로 전월(6만7000명) 대비 138.8% 급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는 제휴사 브랜드 이미지에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구조라, 쿠팡 신뢰도 하락이 KB국민카드 손익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결제 관련 정보 유출이 확인돼 대규모 카드 재발급이 불가피해질 경우, 카드사들의 부담은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 한 장을 재발급하는 데 들어가는 제작·배송·행정 처리 등 일련의 비용은 한 장당 약 5000~1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앞서 롯데카드는 정보 유출 피해자 28만명 중 90%에 대해 재발급을 완료했지만, 단기간 대량 재발급으로 물량 부족과 배송 지연이 발생해 혼란이 빚어진 바 있다. 이번 쿠팡 사태로 재발급이 현실화될 경우, 등록 카드 수가 수천만 장에 달해 그 피해 규모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쿠팡페이에 등록된 카드 수는 수천만 장에 달해, 재발급 사태가 벌어지면 현실적으로 감당이 어렵다"며 "대규모 교체가 진행될 경우 카드 제작·배송 인프라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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