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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길기영 서울 중구의원 “시설관리공단 비위 은폐 의혹…공공기관 신뢰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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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금융신문

    길기영 서울 중구의회 의원./사진제공=중구의회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서울 중구의회 길기영 의원이 정례회 본회의에서 구정질문을 통해 중구시설관리공단의 운영 전반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중대한 비위 의혹과 부당 인사 개입 문제를 제기했다.

    길 의원은 “최근 공단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신뢰와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전임 이사장의 중대 비위 은폐부터 특정인 내정을 위한 인사권 남용 정황까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길 의원은 먼저 감사원이 전임 이사장의 ▲금품 수수 ▲채용 비위 ▲공금·재산 목적 외 사용 등 복합적 비위를 적발하고 ‘해임’ 조치를 요구했음에도, 공단 이사회가 이를 ‘정직 3개월’로 감경 처리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는 명백한 법령 위반이자 비위를 비호한 불법적 결정”이라며 “해임은커녕 임기만 채울 수 있도록 사실상 보호한 것”이라며 “잘못은 했으나, 임기를 채우고 퇴직하게 도와준 부분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구청장의 관리·감독 책임도 지적했다. 길 의원은 “이사회가 법을 위반한 의결을 했음에도 구청은 이를 수용하고 방치했다”며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으며 형사 책임까지 따를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길 의원은 공단 이사장 신규 임용 과정에서도 특정인을 내정해 놓고 형식적 절차만 진행한 정황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면접위원 구성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점,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 등 법정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두 차례의 공모 모두 동일 인물이 최종 합격한 것은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의회 자료 제출 과정에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길 의원은 “정책협력과가 반복적으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지연했다”며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 자료를 숨긴 것은 고의적 은폐”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공단의 물품·예산 관리 부실도 지적했다. 노트북 등 장비가 장기간 방치되거나 활용되지 않은 사례, 불용물품 관리 미비, 사전 물품 사용 등 총체적 관리 부실을 언급하며 “예산 낭비가 심각한 수준이며 감독체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길 의원은 “시설관리공단의 운영 문제는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라 공공기관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체계적 비위”라며 “지방공기업법 준수, 이사장 임용 절차 투명화, 공단 운영 정상화 등을 즉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길기영 의원의 지적에 대해 “시설관리공단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최우수 기관 등 외부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기관”이라고 전제하며 답변을 시작했다.

    전임 이사장 비위 관련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는 2025년 9월 최종 기각됐으며, 구는 즉시 직위를 해제했고 공단 이사회는 규정에 따라 정직 3개월 징계를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공기업법상 구청장도 징계가 가능하지만, 공단 정관상 이사회 의결 절차를 무시할 경우 행정심판에서 무효가 될 위험이 있어 절차적 완결성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징계 감경 논란에 대해서는 “구청장은 재의요구 권한이 없다”고 했다.

    신임 이사장 채용건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 중 면접 공정성에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돼 재추천을 요청한 것”이라며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 비공개 논란에 대해서는 “당시 행정심판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정보공개법에 근거해 비공개했다”고 답했다.

    길기영 의원은 추가보충질문을 통해 중구청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길 의원은 “공단 비위 처리 과정은 일관성 없는 권한 행사와 책임 회피가 뒤섞여 공공기관 기강을 무너뜨렸다”고 재차 비판했다.

    길 의원은 “공단임직원 행동강령 53조는 금품수수 등 중대한 비위 발생 시 해임 또는 파면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사회는 임기 만료 직전에 정직 3개월을 의결했다. 이는 실질적 처벌 없이 임기를 그대로 채우게 한 조치이자, 잘못해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청장은 때로는 인사권을 앞세워 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하다가, 비위와 책임 문제가 되면 내 권한 밖이라며 뒤로 물러선다”며 “임명권자로서의 책임을 일관되게 지지 않고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것은 명백한 직무 태만”이라고 비판했다.

    길 의원은 또 “행정 절차를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공정성과 쇄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공단 내에서 문제를 지적한 직원이 “사무 공간 한 칸만 주는 식의 사실상 보복성 인사”를 겪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조직 문화의 심각성도 지적했다.

    길 의원은 “공단은 혈세로 운영되는 기관이며, 공정한 운영은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라며 “비위 은폐, 절차 왜곡, 특정인 내정, 자료 제출 회피 등 일련의 문제는 서울시민과 중구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강조하며 구정질문을 마무리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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