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피겔은 최근 유럽 정상들의 통화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단독 입수했다며 "유럽 국가와 정부 수반들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미국에 깊은 불신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워싱턴 D.C.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8월 18일(현지시간)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등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유럽의 정상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마치고 온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회담 내용을 듣고, 이후 이어질 확대정상회담에서 내세울 유럽의 전략과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2025.08.19. ihjang67@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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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상들의 통화는 지난 1일 있었으며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츠 총리를 비롯해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토니오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이 참여했다고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동참했다.
슈피겔이 입수한 영문 녹취록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안보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영토 문제로 우크라이나를 배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큰 위험에 처했다"고도 했다.
메르츠 총리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앞으로 며칠 동안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당신과 우리 모두를 상대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피겔은 녹취록의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두 명을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는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측을 잇따라 만나 미국이 작성한 '평화 프레임워크'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되는 유럽 정상 중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는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미국 측 협상단 2명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대통령을 홀로 놔두면 안 된다"고 말했다.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스투브 대통령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우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미국 플로리다에서 만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미국 측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재러드 쿠슈너 등이 참석했고, 우크라이나 측에선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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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보도에 대해 프랑스 대통령실은 마크롱이 배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통화 내용 공개는 거부했고, 스투브 대통령과 뤼터 사무총장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슈피겔은 "여러 명의 참석자가 통화 사실을 확인해 줬다"며 "특히 두 명은 (보도된) 통화 내용이 정확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녹취록은 유럽 정상들이 미국의 평화안을 공개적으로는 칭찬하지만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측근에 대해 깊은 불신을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정상들은 통화에서 유럽이 러시아의 동결자산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이자 대출로 활용하려는 구상과 관련 "미국은 이 같은 결정이 EU의 특권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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