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각각 ‘지방 권력 교체’ ‘이재명 정권 심판’을 내걸고 선거 승리를 위한 총력전을 다짐하고 있다. 절대다수 국회 의석에다 행정부 권력을 쥔 거여(巨與)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유일하게 우위를 점한 지방 권력까지 장악해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의 토대를 닦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내란 몰이’와 입법 독주에 몰두하는 집권여당을 심판함으로써 보수 궤멸 위기의 터널을 빠져나가는 반전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여야 모두에 향후 국정의 동력, 보수의 재건이 걸린 승부처인 것이다.
그러나 요즘 여야의 행태를 보면 과연 선거를 6개월 앞둔 게 맞나 싶을 만큼 민심에 역주행하고 있다. 선거 승리의 요체는 부동층 표심을 잡는 데 있는데, 여야 모두 극단적 강성 지지층에 포위된 채 중도층을 내모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여당은 내란 청산을 내세운 과잉 입법을 밀어붙이며 사법부까지 흔들고 있고, 야당은 여전히 계엄의 늪에 빠진 채 시대착오적 ‘윤 어게인’ 세력과도 단절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당장 내부의 다툼을 감추거나 모면하기 위해 상대를 악마화하는 정파적 싸움에만 혈안이 돼 있을 뿐이다.
물론 선거가 코앞에 다가오면 여야는 언제 그랬냐는 듯 새삼 통합과 반성을 외치며 민심 구애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 이미 정부여당의 국정운영 실력과 태도, 제1야당의 재건과 견제 능력을 엄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다 선거철이면 쏟아내는 입에 발린 소리에도, 자기 변화 없이 상대의 실패만 기다리는 무능한 세력의 허튼 엄살에도 속지 않는다. 무엇보다 민심은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세력을 무섭게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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