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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가상화폐의 미래

    고래 떠난 잔칫집?...“엔진 꺼진 비트코인, 3개월 조정장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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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이코노미

    수익 실현 곡선이 정점을 찍고 아래로 꺾인 모습으로, 스마트머니인 고래가 이미 차익 실현을 마치고 이탈해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크립토퀀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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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파티를 주최한 고래들은 이미 떠났고, 뒤늦게 온 개미들이 빚을 내 술값을 내고 있는 형국이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최근 온체인 데이터 분석을 근거로 비트코인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주 대표가 제시한 하락장의 시그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비트코인 PnL 인덱스(PnL Index)’가 꺾였다. 이 지표는 시장 참여자들이 돈을 벌고 있는지, 잃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시장 과열 온도계’다. 최근 지표를 보면 산처럼 높이 치솟았던 보라색 선이 고개를 숙이고 아래로 꺾였다. 이는 잔칫집 분위기가 정점을 찍고 식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주 대표는 “수익 실현 곡선이 꺾여 내려가는 것은 스마트머니가 이익을 챙겨 시장을 떠나기 시작했다는 명확한 하락장 신호”라고 분석했다.

    둘째, 상승 엔진이 꺼졌다. ‘시가총액 성장률’과 ‘실현 시가총액(자본 유입) 성장률’을 비교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가격이 오르려면 외부에서 새로운 자금(연료)이 계속 들어와야 하는데, 현재 지표상 신규 자금 유입은 멈췄다. 그래프의 녹색 영역(상승 에너지)이 급격히 줄어들어 소멸 직전이다. 엔진은 꺼졌는데 관성으로만 날아가고 있는 셈이다. 주 대표는 “자본 유입 없이 기존 돈끼리만 도는 시장은 사상누각”이라며 “사이클 이론상 하락장 초입인 ‘데드 크로스’ 직전 단계”라고 경고했다.

    셋째, 가격 전망의 핵심은 ‘월봉 마감’에 달렸다. 주 대표는 1차 지지선으로 7만5000달러를 제시하면서도, 최악의 경우 5만1000달러까지 밀릴 가능성을 열어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10만달러 돌파 여부가 아닌 ‘월봉 마감’이다.

    월봉 마감이란 매달 말일 장이 끝나는 시점에 확정되는 가격을 뜻한다. 하루하루의 등락이 기분에 따라 바뀌는 ‘쪽지 시험’이라면, 월봉 마감은 추세를 확정 짓는 ‘기말고사 성적표’와 같다. 장중에 10만달러를 잠깐 찍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달이 바뀌는 순간까지 그 가격대 위에서 버텨내며 마감해야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는 뜻이다. 주 대표는 “10만달러를 일시적으로 터치하더라도 월봉 마감을 그 위에서 하지 못하고 미끄러진다면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경이코노미

    시가총액 vs 실현 시가총액 성장률 차이(Growth Rate Difference)를 보여주는 그래프로 가격을 밀어 올릴 신규 자금 유입(녹색 영역)이 사실상 고갈돼 상승 엔진이 꺼진 상태며, 곧 하락장인 데드 크로스 구간으로 진입함을 시사한다. (크립토퀀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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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큰손인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세일러 회장은 최근 “mNAV(순자산가치)가 1 미만으로 떨어지면 비트코인을 팔아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mNAV는 기업 주가(포장지)와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내용물)를 비교한 지표다. 이 수치가 1 밑으로 간다는 건 내용물보다 포장지가 더 싸다는 뜻이다. 주 대표는 “세일러 회장이 달러 현금을 확보하고 방어 태세를 갖춘 건, 지금 가격대에서는 비트코인을 공격적으로 사지 않겠다는 리스크 관리 신호”라고 해석했다.

    알트코인 대장주 엑스알피(옛 리플)에 대해서도 “이미 고점은 지났다”고 단언했다. 고래들이 2~3달러 구간에서 지루한 횡보를 유도하며 물량을 개인에게 넘기고 현금화(캐시아웃)를 마쳤다는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추격 매수’보다 ‘현금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주 대표는 “거래량이 터지지 않는 얇은 상승에 속지 말라”며 “최소 3개월은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거품이 완전히 꺼진 뒤 분할 매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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