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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 류정민 특파원 =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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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경제·군사 분야 종합 전략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북한을 한 차례도 거론하지 않았다. 중국이 공개한 주요 안보 문서에서도 '한반도 비핵화'가 빠져있어 '북핵'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태도가 변화된 배경과 이에 따른 한국의 대북 정책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미 행정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NSSS를 발표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2년 이후 3년 만에 나온 미국의 안보전략 지침서다.
새 NSS는 아시아 파트에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함으로써 대만 분쟁을 억제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며 "우리는 제1 도련선(島線·열도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 어디에서든 침략을 저지할 수 있는 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구상에는 한국이 포함된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 방어를 위한 한국의 역할 강화를 지속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눈에 띈 점은 이번 NSS에서 북한이 일절 거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22년 바이든 행정부 때의 NSS에는 북한이 3차례 등장했다. 그보다 앞선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NSS에는 북한이 17차례 거론됐다.
이로 인해 미국의 외교·안보 우선순위에서 북한이 상대적으로 밀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의향을 여러 차례 밝힌 것과도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신시대 중국의 군비 통제, 군축 및 비확산'이라는 제목의 백서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생략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6일 보도했다.
2005년 9월에 발표한 이전 백서에 있던 "관련 국가들이 한반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등에서 비핵지대를 설립한다는 주장을 지지한다"는 문구가 사라진 것이다. 대신 "중국은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에 대해 공정한 입장과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고 항상 한반도의 평화·안정·번영에 힘써왔으며 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같은 변화는 지난 9월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과 이를 기점으로 북중관계 회복 기류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북중 정상회담 관련 중국의 설명 자료에서도 한반도 비핵화가 거론되지 않았던 만큼 북한의 예민한 지점을 중국이 존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AFP=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옆 김해 공군기지에서 회담한 뒤 함께 나오고 있다. 2025.10.30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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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양국이 북한과 북핵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보이며 사실상 '한반도 비핵화'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양국 모두에) 북한 비핵화는 (협상의) 카드 수준으로 전락한 것은 분명하다"며 "미중 간에 갈등이 해결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를 아예 거론하지 않는 것에 대한 입장이 떨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우리 정부의 남북 대화 재개 전략에도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ND의 첫 단추인 '교류'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정부로서도 비핵화의 '빅딜'은 효용성이 떨어지니 실질적·동시적·단계적 접근을 통해서 비핵화를 달성하자는 것"이라며 "북미 대화가 재개돼서, (북핵을) 단계별로 축소하고 폐지한다는 구상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하고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6개월 성과 보고회'에서 미국이 NSS에서 북한을 거론하지 않은 점에 대해 "이번 지침서는 2022년에 이어 발간된 것인데 2022년에 비해서 많은 변화가 있다. 이건 미국의 국가 차원의 국가안보전략"이라며 "한반도와 관련된 사안을 포함한 미국의 전체 전략에 대해선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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