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기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20~6.200%에 이른다. 지난 10월 말과 비교해 금리 하단이 한 달 새 0.430%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상단을 기준으로 한 주 만에 0.197%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시장·조달금리를 반영한 지표금리에 은행들이 붙이는 가산금리로 구성된다. 최근 상승은 지표금리의 가파른 상승 속 위험 프리미엄이 붙는 가산금리가 꾸준히 뒤를 밀어주는 형국이다.
여기에 '10·15' 부동산 대책 충격의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었다. 5대 은행 신용대출액은 지난달에만 1조1387억원 새로 늘었다. 2021년 7월 이래 5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주택담보대출이 묶이고 마이너스 통장 수요가 커지는 복합적 시장 환경에서 급격히 우상향하는 대출 금리는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
금리 고공행진은 연말 회사채 시장에도 한파를 일으키고 있다. 시중에서 요구하는 금리 수준이 빠르게 오르면서 회사채 발행을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만기 차환 발행이 필요한 기업들은 더 비싼 조달금리를 감내하거나, 투자 축소 및 비용 절감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 경제의 성장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급격한 금리 부담이 가계부채의 방어력을 무너뜨리는 순간 그 충격은 금융 시스템 전체로 전이된다. 가뜩이나 과열된 빚투 랠리를 부채질할 수도 있다.
대출금리 오름새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향후 금리 인하 전망이 아직 우세하지만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가 외신 인터뷰에서 '정책 방향 전환'을 언급하면서 시장은 향후 긴축적 통화정책 가능성도 주시하기 시작했다. 이런 불안한 시장 심리까지 염두에 두고 금융당국은 신용부실 위험 징후를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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