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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2 (금)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30년 전 미성년 범죄에 파묘된 조진웅..."피해자를 생각해야" "소년법 취지 고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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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범죄' 조진웅 은퇴 선언 파장]
    누리꾼들 과거 조진웅 행적 파헤쳐
    "이미 대가 치러, 과도한 낙인" 우려
    "인물 평가 필요 사항 알린 것" 반론
    "수위 높아진 소년범행에 부정 인식"


    한국일보

    배우 조진웅이 2017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대장 김창수'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는 모습. 최지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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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이 30여 년 전 저지른 소년범죄로 전격 은퇴 선언을 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범죄 경력을 의도적으로 감췄다는 비판과 함께 과거 흔적들을 파헤치며 비난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반면 소년법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과도한 낙인을 우려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왁자지껄한 목소리는 일단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서 주로 제기된다. 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조진웅의 고교생 시절 행적을 들춰 확대 재생산하는 콘텐츠들이 우후죽순 쏟아졌다. 주로 이틀 전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보도한 '소년범' 이력을 공유하면서 덧붙이는 "30년 전 일이라도 대중들에겐 알 권리가 있다"거나 "처벌에는 법적 처벌만 있는 게 아니다"라는 등의 의견들이다. 조진웅이 소속사를 통해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다"면서도 "성폭행과는 분명히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비난의 확산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은 특히 조진웅의 과거 인터뷰나 그가 출연한 작품 속 대사들을 언급하면서 그에게 집중 포화를 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드라마 '시그널'에서 나온 대사 "세상에 묻어도 될, 잊어도 될 범죄는 없다"를 인용하는 글이 대표적이다. "피해자들이 텔레비전(TV)에서 정의를 외치는 조진웅을 볼 때마다 얼마나 괴로워하겠나"라는 글도 잇따랐다.

    그러나 30여 년 전 미성년 때 잘못에 대한 비난 여론 조성이 지나치다는 반론이 적지 않다. 과도한 낙인찍기이자, 이미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은 배우를 뒤늦게 여론 재판에 세우는 것이란 비판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을 지낸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날 페이스북 계정에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은 소년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 년 노력해 사회적 인정을 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일"이라며 특정 개인에 대한 "생매장 시도"라고 꼬집었다.

    형사 분야 전문가들은 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돕는다는 소년법 제정 취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한국의 소년 보호처분은 소년범이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취지"라며 "소년범 출신이 열심히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이면 포용하고 격려하려는 사회 분위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영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이런 식으로 낙인을 찍으며 사회 문제화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듯하다"고 했다.

    결국 이 같은 논란은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소년범죄에 대한 곱지 않은 여론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학교폭력과 같은 범죄에 한층 엄격해진 잣대가 반영됐다는 얘기다. 그동안 학폭 등 사건에서 소년범 처분이 물렁했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지면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주장 등이 확산해왔다. 그 과정에서 '학폭 미투'로 은퇴를 선언하는 연예인들도 종종 등장했다. 가정법원 판사 출신인 이현곤 변호사는 "학폭 사건 등으로 논란이 생기면서 사회적으로 소년 사건을 보는 잣대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김준형 기자 junb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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