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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대지진 현장서 4시간 손으로 땅 파 소녀 구조…17년후 그녀와 결혼한 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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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SCMP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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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중국 쓰촨성 대지진 현장에서 자신이 구조했던 당시 10세 소녀와 우연한 재회 끝에 결혼식을 올린 구조대원의 운명 같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서는 부부 37쌍의 합동 혼례행사가 개최됐다.

    이날 70여명 이상의 커플 중 주인공은 신랑 량즈빈(39)과 신부 류시메이(27) 였다. 두 사람의 인연이 무려 17년 전인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2세 군인 량즈빈은 2008년 쓰촨성 대지진으로 잔해 속에 갇혔던 당시 10세 소녀 류시메이와 운명 같은 첫 만남이 시작됐다. 당시 량즈빈은 무너진 건물 2층 철제 구조물과 벽돌에 눌려 갇혀 있던 류시메이를 홀로 4시간 넘게 잔해물을 파헤친 끝에 구조해 냈다.

    병원으로 이송된 류시메이는 치료를 마친 뒤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구조대원의 얼굴을 선명히 기억하진 못했다. 그는 "오랫동안 흐릿하게 형체만 떠올랐을 뿐이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던 중 2020년 22세가 된 류시메이는 부모님과 함께 창사의 한 음식점을 방문했고, 한 남성을 본 그녀의 어머니가 딸을 구해줬던 군인과 닮았다며 말을 건넸다.

    류시메이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스럽게 얼굴을 확인했고, 자신을 구해줬던 량즈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연락처를 교환했다. 더 적극적으로 다가간 건 류세미이였다. 자신의 마음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 그녀는 먼저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고, 최근 결혼식까지 치르게 됐다.

    류시메이는 "나를 구해줬기 때문에 시작된 감정이 아니었다. 그와 함께 있어 보니 평생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류시메이는 먼저 량즈빈의 연락처를 물었고, 이후 둘은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구처럼 지냈다. 그러던 중 류시메이는 자신이 량즈빈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용기 내 고백했다.

    량즈빈 역시 류시메이의 솔직함과 밝은 성향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밝혔다. 그는 "힘들 때마다 내 옆에서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어 줬고, 그때마다 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그녀를 구조했던 것은 나의 임무였지만 지금 그녀에 대한 느낌은 전혀 다른 감정이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은 중국 온라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은 "하늘이 이어준 인연 같다", "끔찍한 지진의 잔해 속에서 시작된 인연이 결혼식으로 이어졌다"며 훈훈한 반응을 보였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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