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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정청래 “사법-경제-문화적 내란 청산”… 장동혁, 장외투쟁 이어 천막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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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대표, 강대강 정국 몰아가

    鄭, 내란재판부 처리 다시 강조

    당내 “전당대회 위해 강경 고수”

    張 “與 8대 악법, 대한민국 무너져”… 野 초선들, 16일 노선전환 논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독일은 ‘민족 반역자에게는 공소시효가 필요없다’며 나치와 부역자들을 철저하게 단죄했다”며 “우리도 독일처럼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 정 대표의 강경 노선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더 센 ‘내란 청산’을 꺼내 든 것.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사법개혁 법안 등을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릴레이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민생법안이 산적한 가운데 여야 대표가 앞장서서 강 대 강으로 대치하며 정국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청래 “내란 사법-경제-문화적 청산”

    동아일보

    광주서 현장 최고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가 1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독일처럼 1단계 사법적 청산 이후 2단계 경제적 청산 그리고 3단계 문화적 청산까지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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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대표는 10일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독일처럼 1단계 사법적 청산 이후 2단계 경제적 청산 그리고 3단계 문화적 청산까지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한다”며 “이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내란 청산 후 정의로운 통합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일 “나치 전범을 처리하듯 영원히 살아 있는 한 형사 처벌하고, 상속재산의 범위 내에서 상속인들까지 끝까지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독일의 △전범과 부역자에 대한 재판과 처벌 △나치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배상 △나치 참상 교육 및 역사 왜곡 행위 금지 등을 12·3 비상계엄에도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정 대표는 당내 반발로 보류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의 연내 처리와 2차 종합특검 추진 방침도 거듭 강조했다. 정 대표는 “우리는 아직 1단계 사법적 청산도 시작에 불과한 수준이고 사법부의 방해 책동도 우리는 보고 있다”며 “내란전담재판부와 2차 종합특검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내란 세력에 대한 완전한 척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는 9일 만찬 회동을 갖고 내란전담재판부를 2심부터 적용하고 법무부 장관의 재판부 추천위원 추천권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수정하는 방향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대통령이 만찬에서 “개혁입법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합리적으로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정 대표와 법제사법위원회 주도의 사법개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내란전담재판부와 관련해 사전 조율이 이뤄졌음에도 당내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법사위에 휘둘리는 상황에 대한 문제 인식이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내년 8월 전당대회까지 내란 국면을 이끌고 가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강경 일변도로 갈 경우 6·3지방선거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불만도 쌓이는 분위기다.

    ● 당내 우려에도 총력 투쟁 선언한 장동혁

    동아일보

    국회 본관 앞 피켓시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 등 당 지도부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왜곡죄 신설 등 ‘8대 악법’ 저지 릴레이 천막 농성에 참석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장 대표는 “8대 악법이 통과된다면 대한민국 전체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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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은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에서 “8대 악법이 통과된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결국 대한민국 전체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 의원 107명뿐만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이 법을 끝까지 막아낼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 쏟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사법개혁 법안 5건을 ‘사법 파괴 5대 악법’으로, 정당 현수막 설치 제한법, 필리버스터 요건 강화법, 유튜브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입틀막 3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8대 악법’으로 통칭하며 저지 투쟁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당내에선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고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장 대표에 대해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정성국 의원은 “장 대표의 방향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이 많다”며 “본인이 ‘4번 타자’라는 표현을 쓴 적 있는데 4번 타자가 세 번 연속 병살타를 쳤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16일 모임을 갖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 등 당내 노선 전환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초선 의원 대표인 김대식 의원은 “다방면의 의견을 취합한 뒤 이를 장 대표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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