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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SK하이닉스, ADR로 美증시 진출 검토… 주가 3.7%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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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주 담보 ADR, 주식처럼 거래

    “기업가치 제고 방안… 확정 안돼”

    경쟁사보다 저평가 주가 개선 기대

    외국인, 9월 이후 최대치 사들여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진출 가능성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자사주를 활용해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경쟁사에 비해 저평가된 주가가 재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외국인 SK하이닉스 순매수, 3개월 만에 최대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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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SK하이닉스는 ADR 발행설에 대해 “자기주식을 활용한 미국 증시 상장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ADR 발행을 검토했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코스피가 0.21% 하락 마감한 가운데 SK하이닉스 주가는 3.71% 상승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729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도체 주가 상승 국면 초입이던 9월 10일(7300억 원 순매수) 이후 최대치를 사들인 것이다.

    최근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ADR을 발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기업은 보유한 주식을 미국의 예탁기관(은행)에 보관하고 이를 담보로 ADR을 발행해 미국 증시에 진출할 수 있다. ADR은 미국 거래소나 장외시장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쿠팡, 웹툰엔터테인먼트처럼 미국 증시 직접 상장보다 절차가 간편하지만 해외 투자자들과 접점을 늘릴 수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포스코홀딩스, SK텔레콤, LG디스플레이 등이 ADR을 발행했다. 대만 TSMC, 네덜란드 ASML 등도 미국 시장에 ADR을 발행해 거래되고 있다.

    ● 주주 가치 제고 위해 자사주 활용 가능성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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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ADR을 발행하면 주가 상승의 추가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장기 공급 계약이 늘면서 내년, 내후년 실적도 유례없이 좋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증권사들은 내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80조∼9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론 등 경쟁사 대비 저평가된 주가도 개선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11조3834억 원이었다. 2025회계연도 4분기(6∼8월) 약 5조8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마이크론보다 두 배 가까운 실적을 거뒀지만 9일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426조 원(SK하이닉스)과 약 418조 원(마이크론)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ADR을 발행하면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단숨에 좁힐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ADR 발행으로 미 증시에서 거래되는 기업만 포함하는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패시브(수동) 자금이 유입되는 수혜를 볼 수 있는 셈이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중 SK하이닉스보다 시총이 큰 종목은 엔비디아, 브로드컴, TSMC, ASML, AMD뿐이다. 이 중 TSMC와 ASML은 ADR이다.

    SK하이닉스가 앞으로 상법 개정에 따른 자사주 소각을 고려해서라도 자사주 2.4%를 활용해 ADR 발행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기존에 보유 중인 자사주도 18개월 내에 처분할 것을 강제하는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내년 주주총회 등에서 주주 가치 제고 요구가 커질 수 있어 사측이 ADR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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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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