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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다크 초콜릿서 ‘노화 늦추는’ 성분 발견…“많이 먹으란 얘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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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다크 초콜릿에 들어 있는 카카오 유래 식물성 화합물 테오브로민(theobromine)이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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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크 초콜릿에 들어 있는 성분이 신체의 생물학적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 연구진은 코코아나무 씨앗에서 추출하는 테오브로민(theobromine)이라는 식물성 알칼로이드가 혈액 내에서 높게 나타날수록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더 젊게 측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알칼로이드는 질소를 함유한 염기성 유기화합물을 가리킨다.)

    국제 학술지 노화(Ageing)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영국인 509명과 독일인 1160명을 합친 166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진은 참가자의 혈액에서 테오브로민 농도를 측정한 뒤, DNA 메틸화 패턴과 텔로미어 길이 등 생물학적 노화의 분자적 지표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테오브로민 수치가 높을수록 실제 나이에 비해 생물학적 나이가 더 젊게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후성유전학자 조르다나 벨(Jordana Bell) 교수는 “다크 초콜릿의 주요 성분이 젊음을 더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일상적인 식품이 건강과 장수에 관한 어떤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대학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

    연구진은 코코아와 커피에 들어 있는 다른 성분에서도 같은 효과가 있는지 조사했지만, 테오브로민만이 독특한 연관성을 보였다.

    테오브로민은 이미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등 인체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기침을 완화하는 전문 의약품 성분으로도 쓰인다. 다만 해당 성분의 의약품 복용 시 어지러움·구역·두통·복통 등 부작용 유발 우려가 있어 2023년 11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반입 차단 대상에 포함됐다. 인간에게는 비교적 안전하게 작용하지만 동물(특히 개, 고양이 등)에게는 근육경련, 호흡곤란, 설사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식물성 화합물이 유전자 발현 조절 과정(후성유전)에 영향을 미쳐 노화 속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관계를 잘 이해하면 노화뿐 아니라 희소 질환 치료의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테오브로민이 어떻게 세포 내 기전을 조절하는지 밝히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테오브로민 단독의 영향인지, 아니면 다크 초콜릿의 폴리페놀과 같은 다른 성분과의 상호작용 때문인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고무적이라고 하더라도 “다크 초콜릿을 많이 먹을수록 더 젊어진다”라는 식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크 초콜릿에는 설탕, 지방, 기타 첨가 성분도 들어있으므로 단순히 많이 먹는 것이 반드시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www.aging-us.com/article/206344/text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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